매년 급증하던 기업들의 감사보고서 정정 사례가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제표 결산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는 새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신외감법) 도입에 따른 변화라는 평가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 대상 기업의 감사보고서(연결감사보고서 포함) 정정 건수는 총 1319건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상장사 정정 건수(242건)는 이 기간 36.3% 줄어들며 더욱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정정 건수가 줄어든 것은 금감원이 해당 내용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6년(969건) 이후 3년 만이다. 집계 이전에도 장기간 증가추세를 보였음을 고려하면 정정 건수가 오랜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을 것으로 금감원은 추정하고 있다.
오류 내용이 공시된 후 정정까지 걸린 기간도 단축됐다. 이 기간은 2018년 평균 9.2개월이었지만 지난해 평균 7.2개월로 줄어들었다.
2018년 11월 신외감법 도입 이후 기업과 외부감사인 모두 재무제표 결산에 신중해진 영향이란 분석이다. 신외감법은 이전보다 더욱 깐깐한 외부감사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한 기업과 감사인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기업들은 감사보고서 중 재무제표 본문 내용(43.0%)을 가장 많이 수정했다. 재무제표 주석(30.2%), 감사보고서 본문(10.6%), 외부감사 실시내용(8.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감사인이 바뀐 기업이 감사보고서를 고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정정한 상장사 87곳 중 32곳이 해당 회계연도에 감사인이 변경됐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감사보고서에 잘못 기재된 내용을 정정한 기업을 재무제표 심사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오류를 자진해 정정한 기업과 감사인에 대해선 제재 수위를 낮출 방침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