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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30대 직장인 김모씨. 낮은 금리를 찾아 여러 은행 창구를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금융회사에 개인신용정보 열람권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할 일은 끝. 여러 은행이 제시하는 금리 중 가장 낮은 걸 고르기만 하면 된다. 투자자문을 받고 싶은 60대 이모씨. 자신의 재산상황을 증명할 서류를 일일이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은행과 증권사 등이 알아서 맞춤형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안하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리면 나타날 변화상이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정보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고, 이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오는 8월 개정 신용정보법 시행을 계기로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은행 거래, 쇼핑, 진료, 휴대폰 사용 등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개별 업체가 관리했다. 마이데이터는 데이터의 소유권이 개인에게 있다는 ‘데이터 주권(主權)’ 개념에서 출발한다. 개인 의사에 따라 데이터 열람권을 제3자에게 넘겨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마이데이터사업이 활성화하면 신용 데이터를 활용한 금융 분야 혁신 서비스가 줄줄이 나올 전망이다. 의료와 쇼핑 등 이종(異種) 데이터 간 결합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는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쌀”이라며 “데이터 소유권이 개인에게 있다는 정의만으로 다양한 혁신적 서비스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내 개인정보 알려주면…주택매물·대출금리 맞춤 추천해준다

‘자녀 학교 위치를 기반으로 부동산 매물을 추천받고, 여러 금융회사로부터 낮은 금리 제안이 들어오고….’

조만간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작되면 기존 생태계를 파괴하는 이 같은 서비스가 속속 나올 전망이다. 지난 5월 금융위원회가 시행한 라이선스 사전 수요조사에는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금융기술)사와 은행, 카드회사 등 119개 업체가 몰렸다.

정부는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받은 업체에 비금융업무도 폭넓게 허용할 방침이다. 기존 금융 서비스가 데이터 기반으로 고도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비금융 서비스가 탄생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비대면 자산관리 일상화

생활은 데이터라는 흔적을 남긴다. 금융 거래, 진료, 쇼핑, 휴대폰 사용 등의 데이터가 대표적이다. 지금까지는 은행 병원 포털 등이 개인의 정보를 관리했다. 마이데이터 시대엔 개인이 데이터 소유권을 넘겨받게 된다. ‘내 데이터는 내 마음대로 활용한다’는 개념이 핵심이다. 제3자에게 개인정보 열람권을 넘겨주는 것도 가능하다. ‘내 정보를 다 줄 테니 나에게 최적화한 서비스를 제시해달라’는 제안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금융사와 핀테크사들은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받은 뒤 금융상품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플랫폼 서비스와 자산관리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금융소비자가 최저가 대출을 추천받는 ‘역경매 서비스’가 당장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천 카드’ ‘3분 대출 금리 비교’ 등의 이름으로 몇몇 핀테크 업체가 제공하던 기능이다. 지금까진 사업자가 은행 카드사 등 금융사와 일일이 제휴를 맺고 정보를 받아와야 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라이선스를 받은 업체끼리는 개인 동의가 있으면 재무정보 등을 의무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활용 가능한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각 금융사가 소비자에게 혜택을 먼저 제안하는 식으로 금융 마케팅 양상이 바뀔 것”이라고 했다.

강화된 투자자문 서비스도 나올 전망이다. 인공지능(AI)이 소비자의 자산정보와 주식 매매 패턴 등을 감안해 포트폴리오의 보완점을 진단하고 각종 투자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부동산 추천에서 쇼핑 가이드까지

금융정보를 활용한 비금융 서비스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정부는 금융을 필두로 의료·공공·교통·생활·제조 등 다른 영역에서도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온·오프라인 연계(O2O) 부동산 플랫폼 업체가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AI 기반 공인중개사’가 등장할 수도 있다. 개인별 출퇴근 동선, 자녀 수 및 취학 현황 등을 기반으로 최적의 매물을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온라인 쇼핑 업체가 결제 내역 등 금융정보를 활용하게 되면 최저가 물품을 찾아주거나 생필품을 먼저 추천하는 맞춤형 쇼핑 제안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신체정보에 맞춰 의류를 골라주고, 결제 내역을 활용해 건강식품을 추천해주는 등의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 쇼핑 업체 관계자는 “기존에도 데이터 기반 추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소비 내역이 담긴 개인의 모든 결제정보는 알 수 없어 한계가 컸다”며 “금융 데이터를 더 가져올 수 있게 되면 추천 상품의 정확도가 급격히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의료 분야엔 혁명적 변화

데이터 전문가들은 의료 분야의 파급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한다. 그동안 데이터 칸막이가 가장 높았고, 다른 데이터와의 연결·융합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 시대엔 병원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온라인 처방전이 일상화한다. 진료를 받은 뒤 보험사 및 학교 제출용으로 진단서를 끊어달라고 따로 요청할 필요도 없다. 투약 등 의료기록도 개인이 관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혈액 채취와 엑스레이 및 컴퓨터단층촬영(CT)을 전담하는 간편 검진센터가 동네마다 생길 가능성도 있다. 병·의원 효율성이 올라가고 개인도 병원에서 검사를 위해 길게 대기할 필요가 없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 분야 마이데이터 사업은 의료정보 표준화와 의료법 개정 등 도입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고 설명했다.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AI, 머신러닝이 결합되는 시대에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상상력이 뛰어난 업체가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송영찬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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