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행가고 인문학 책 읽는 IT 스타트업
‘프라하에서 아침을, 부다페스트에서 저녁을’ 한 스타트업 임원의 명함에 새겨진 버킷리스트다.
김범진 대표가 이끌고 있는 IT 스타트업 ‘타이거컴퍼니’는 원격 업무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지원 업체다. 바쁜 업무에 치이다 보면 여행 갈 시간이 부족한 게 스타트업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2011년 회사 설립 이래 지금까지 매년 임직원들에게 버킷리스트(목표) 설정을 당부해오고 있다. 당장의 업무가 급하더라도 자신의 인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과연 시간을 갖는 게 가능하긴 할까. 그래서 타이거컴퍼니는 정기적으로 딴짓을 한다. 매주 금요일 모든 임직원들이 업무 외 다른 활동을 한다.
예를 들어 매달 첫째 주 금요일은 소통의 날이다. 다양한 주제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데, 그 주제는 업무와 무관해야 한다. 때때로 회사의 복지 제도에 대한 토론이 오고가기도 한다. 둘째 주 금요일은 봉사의 날이다. 요양원이나 고아원 등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대기업도 하기 어려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스타트업이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셋째 주 금요일에는 세미나를 연다. 다양한 분야의 외부 강사를 초대해 강의를 듣는다. 넷째 주 금요일에는 직원들이 대부분 회사에서 사라진다. 야외 활동 날이기 때문이다. 활동 결과는 별도 보고 없이 사진만 공유하면 된다.
목표 위한 ‘딴짓’으로 회사 로열티 제고
김대표는 직원들에게 목표 달성 시간을 충분히 줄수록 회사에 대한 로열티도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선 목표 설정이 습관화 되야 한다. 일단 습관화가 되면 자연히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노력이 따르게 되고 달성 가능성도 높아지게 마련이다.그렇기에 목표를 위한 딴짓을 직원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다.
김 대표의 목표는 만주에 고구려 테마파크 건립이다. 전쟁의 역사를 알리고 간접 체험을 통해 전쟁의 아픔을 알리고자 한다. 많은 돈이 필요하고 한편으론 터무니없는 목표라 생각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코로나 사태로 원격 업무에 대한 관심이 타이거컴퍼니에겐 큰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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