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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입찰가 결정, 사례와 사람을 분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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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경매를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절차와 용어가 낯설지만 민법과 민사집행법에 근거했기에 한 번 숙달해 두면 오히려 수월한 장점이 있다. 경매 절차는 입찰 후 최고가 매수 신고인이 되면 결정, 확정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후 대금을 납부하면 낙찰자는 민사집행법 135조에 의해 소유권을 취득하는 효력을 갖는다. 이후 낙찰자가 납부한 대금을 가지고 경매사건의 이해관계자들에게 금전을 나눠주는 절차(배당)를 거쳐 경매는 종료된다.


경매 과정에서 수익을 보기 위해서는 낙찰받을 수 있어야 한다.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분석했지만 낙찰을 받지 못한다면 소용없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려운 입찰가를 산정하는 노하우는 무엇일까. 사례 분석과 사람 분석 방법을 활용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먼저 지표분석이란, 입찰지의 과거 낙찰 사례나 낙찰 가격을 조사한 뒤 비슷한 가격을 낙찰가로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서 과거 1년간 10건의 경매물건이 나왔고, 각각의 물건은 감정평가된 금액 대비 80% 가격에 낙찰됐다고 가정하자. 이런 지역에 비슷한 경매물건이 나왔을 때 낙찰가율(낙찰가/감정가)은 어느 정도 예상해볼 수 있을까. 아마도 80% 수준을 떠올릴 것이다. 해당 지역에서 3억원으로 감정 평가된 아파트 낙찰가는 2억4000만원(3억원 × 80%)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수고로움을 즐기는 투자자라면 감정가보다는 시세를 기준으로 낙찰가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감정평가 후 낙찰까지는 3~6개월가량의 시차가 존재하기에 가격 현실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경매정보 사이트 및 다양한 부동산 사이트를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면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통계적 실험 대상이 되는 대상물이 많을수록 통계적 가치가 높다. 마찬가지로 최대한의 자료를 수집할수록 높은 확률로 낙찰가를 산정할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사람분석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인문학적 관점이다. 실제 입찰일에 최저 매각가의 10%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가지고 입찰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동선을 분석해보는 것이다. 나의 경쟁자들은 좋은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낙찰받기 위해 경매에 임할 것이다. 또 어느 정도의 권리, 물건, 수익, 명도, 시세분석 등을 통해 자신만의 입찰가를 정했을 것이다. 바로 그 사람들이 남긴 현장의 흔적을 찾아서 비공식적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현장을 방문할 때 오래된 세탁소, 경로당, 공인중개사무소, 미용실, 법원 ,은행 등을 방문해 입찰하려는 물건에 대한 경쟁자 정보와 그들이 했던 질문을 통해 생각을 읽어보는 것이다. 물론 이런 과정은 고되고 번거롭지만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 공개경쟁매매인 경매는 물건의 가치뿐만 아니라 입찰자의 상황과 의도, 숫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지표분석에서 평균 낙찰가율이 80%, 평균 입찰자 수가 3.6명이라고 가정하자. 현장에서 파악된 입찰자 수가 6명이라면 어떻게 의사결정을 해야 할까. 조사된 낙찰가율에서 약간의 변동률을 반영해 입찰가를 결정하면 된다. 지표로 분석한 낙찰가는 3억2000만원이지만, 사람분석을 통해 파악한 입찰자 수에서 많아지는 경우 낙찰가율을 3~5%가량 조정해 입찰하는 것이다.

보통의 투자자들은 입찰가를 결정할 때 시세와 직감에 의존하지만, 실수를 유발할 수 있기에 체계화된 공식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앞서 언급한 분석 방법을 활용하되 나만의 입찰가를 결정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낙찰받을 수 있는 경매 입찰가는 이전의 최저가를 초과하되, 1명에서 2명이 쓴 입찰가를 넘길 정도로 입찰하면 됐다. 이런 경우 낙찰 확률은 높을 수 있다. 하지만 낙찰을 쫓다가 수익을 놓치는 주객전도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확실한 입찰가의 산정을 원하는 고수들은 권리와 물건의 분석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집중한다는 사실을 알고 게임에 임해야 한다.

맑고 고요한 호수에 노니는 백조가 우아해 보이지만, 물밑에서 치열하게 물갈퀴를 움직인다. 경매를 포함한 모든 투자도 마찬가지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준비와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고된 작업을 해낸다면 그 과실은 생각보다 달콤하고 우아할 것이다.

김창수 < 부동산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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