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표절 파문 이후 칩거하다가 지난해 중편소설을 발표하며 복귀한 소설가 신경숙이 이번엔 장편소설로 돌아온다.
창비는 신경숙의 신작 장편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를 창작과비평 웹매거진에 연재한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23일 1회를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주 2회 연재한다. 그가 장편을 발표한 것은 2014년 《외딴 방》 이후 6년 만이다.
창비에 따르면 《엄마를 부탁해》로 엄마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그가 이번 소설에서 꺼내든 소재는 아버지다. 고통과 대면하면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켜낸 아버지의 이야기를 ‘나’의 ‘글쓰기’ 문제와 결합해 풀어낸다. ‘나’는 엄마가 입원하자 J시 집에 홀로 남은 아버지를 보러 가기 위해 기차에 오른다. 눈앞에 펼쳐질 듯 생생한 J시와 함께 평생을 그곳에서 살아온 아버지의 삶이 겹치며 나는 순식간에 아버지의 삶에 끌어당겨진다. 아버지가 평생 표현하지 못해 가라앉아 있는 마음을 알게 됐을 때 찾아들 두려움, 그 감정의 파고가 ‘나’의 글쓰기에 미치게 될 영향이 연재를 통해 펼쳐진다.
창비 관계자는 “소설 속 아버지는 한국 사회에서 흔히 그려지는 가부장적 인습이 전혀 없는 인물”이라며 “이번 작품으로 한국 소설에서 아버지의 자리를 새로 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웹진에 올린 글에 “언제나 지금도 뭔지 당신 뜻대로 되지 않은 힘겨움 앞에 서 계시는 내 아버지께 이 작품을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쓴다고 말하고 싶으나 사실은 오그라든 제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썼다. 이 작품은 올가을 연재가 끝난 뒤 퇴고를 거쳐 올해 안에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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