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인 믹서(Mixer)를 포기하기로 했다. 아마존의 트위치, 구글의 유튜브 등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한 결과라는 평가다. 대신 믹서를 페이스북과 연동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기인 엑스박스(X박스)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음달 22일부로 믹서의 자체 운영을 종료한다고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후에는 믹서의 웹사이트가 페이스북의 ‘게이밍’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에 믹서를 매각하는 것은 아니며, 두 회사 사이의 계약 세부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지에서는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이 게임사업에서 여러 협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6년 인수한 ‘빔’을 2017년 믹서로 브랜드를 교체하고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전세계에서 인기 게임을 생중계로 보고 싶어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지난해에는 경쟁사인 아마존의 트위치에서 활동하던 유명 게임 스트리머들을 영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먼저 시장에 진입한 아마존의 트위치, 구글의 유튜브에 대적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아마존이 2014년 인수한 트위치는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분석회사인 스트림엘레먼츠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아마존 트위치의 시청시간은 14억9000만시간이었다. 이 회사는 유튜브의 게이밍 시청시간을 4억6100만시간, 페이스북의 게이밍을 2억9100시간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믹서의 시청시간은 3710만시간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믹서의 부진은 더욱 명백하게 드러났다. 코로나19로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이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믹서는 거의 수혜가 없었다. 지난 4월 기준 믹서의 이용자 수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0.2%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트위치는 2배, 게이밍은 3배 급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말로 예정된 차세대 엑스박스 콘솔 출시 준비에 전력을 다하기로 했다. 이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대 라이벌인 소니도 플레이스테이션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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