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사기 사건으로 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등장인물 때문이다. 5000억원에 이르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자금이 흘러들어간 비상장 업체 20곳 가운데 절반 이상을 이모 대표(45)가 경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경남 밀양에 거주하다 지금은 최고급 빌라로 평가받는 서울 한남동 ‘한남더힐’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가 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회사의 자본금은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255억원에 이른다. 성지건설과 STX건설 이사도 맡고 있다.
이 대표는 옵티머스 펀드가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했던 2018년 7월 무렵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구속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도 과거 ‘김기만’에서 개명했다.
이 대표는 많이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부동산시장을 주무대로 삼지만 건설업계에서도 그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시장에선 이 대표가 ‘바지 사장’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과거 성지건설이 무자본 인수합병(M&A) 과정을 통해 상장폐지됐는데 악명 높은 기업사냥꾼들이 연루됐었다. 이 대표가 성지건설 최대주주인 엠지비파트너스 대표에 오른 것도 작년 말 일이다. 엠지비파트너스 기존 대표였던 박모씨가 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에 기소된 직후였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라임사태와 비슷하다는 점 등에서 라임 일당의 연루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과거 성지건설 M&A 관련자 중 라임 연루자가 있다는 얘기다.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유입된 장외업체 가운데선 코스닥 디엠씨(상상인인더스트리) 등의 횡령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닥시장 관계자는 “라임사태로 잠적한 코스닥 회장들 중 성지건설과 연관된 인물이 있다”며 “코스닥과 부동산시장을 활용한 사모펀드 사기 사건의 큰 그림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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