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대기자, 평택항 물량 수 배에 달해
한국닛산이 철수를 앞두고 폭탄 할인을 진행한 알티마 등이 순식간에 완판되면서 남은 인피니티 물량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평택항 물량의 수 배에 달하는 대기자가 있는 상황에서 재고 차 소진은 빠르게 이뤄질 예정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닛산은 철수 발표 이후 평균 30%가 넘는 할인율을 내세워 신차를 판매했다. 그 결과 6월 프로모션을 공지한 지 하루가 채 되지 않아 주요 차종이 완판되는 일이 벌어졌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큰 크기의 수입 중형 세단을 탈 수 있다는 기대 심리와 주변인 모르게 일본 제품을 구매하는 '샤이 재팬'의 성격이 전체적인 소비를 높였다.
닛산 완판 소식과 함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로 눈을 돌리고 있다. 프리미엄 차종인 만큼 소유 가치가 높고 닛산보다는 가격대가 높아 체감 할인폭도 훨씬 크기 때문이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높은 과잉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현재 평택항에는 인피니티 300여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QX50 250대, QX60 50~60대 정도다.
반면 전국 인피니티 전시장에 들어온 계약 건수는 지난주 기준 800~9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 경쟁률만 3:1에 달하며 일부 커뮤니티에는 계약 순번을 조금이라도 일찍 받기 위한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 인피니티 판매사 영업 직원은 "차동차 계약 및 대기를 걸어놓은 소비자가 이미 공급 물량보다 많다"며 "폭증하는 문의로 인해 지난주를 끝으로 잠시 계약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언제 차를 받을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계약 이탈 소비자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인피니티는 6월 주요 차종의 프로모션을 밝히지 않고 있다. 높은 관심이 예상되는 만큼 할인율 책정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 시장 혼란과 기존 인피니티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인피니티가 올해 초부터 1,000만원이 넘는 할인을 제공해온 만큼 판매사 프로모션까지 더해지면 닛산과 비슷하거나 더 큰 할인 폭을 가질 것으로 추측했다.
업계에서는 월말이 다 되도록 할인율을 밝히지 않은 부분에 대해 또 다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근거없는 소문이 확대 재생산돼 판매 일선의 혼동을 주고 지속될 경우 피로감이 쌓여 브랜드 자체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 철수 반년을 앞둔 상황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도 브랜드의 역할"이라며 "적정 할인율을 제시해 남은 물량을 털어내고 서비스 등 기존 소비자를 위한 보완 대책에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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