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전국 평균에 비해 임금이 87%에 불과한데도 최저임금 인상이 계속되면서 지역 기업들의 부담만 더욱 커졌습니다.”
18일 광주광역시 정부합동청사에서 ‘2020년 호남권 최저임금 토론회’가 열렸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전에 지역 경제계 의견을 수렴하는 첫 토론회였다. 사용자 측은 3년 새 32% 오른 최저임금이 지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우려를 쏟아낸 반면, 노동자 측은 “어려울 때일수록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저임금 노동자들의 소득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맞섰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윤상용 조선대 경제학과 교수는 “광주 경제는 서비스업이 85%를 차지하고, 제조업은 15%에 불과해 노동생산성이 낮은 편”이라며 “그럼에도 임금이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계속 올라가면 기업은 고정비 증가를 막기 위해 인력과 투자를 줄이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 측 참석자로 나선 송영수 티디글로벌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고 하는데 현장 경험으로 보면 현실과 거리가 먼 얘기”라며 “임금 상승에 맞춰 10명 중 2~3명을 내보내면서 생산성 향상을 병행하는 게 기업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노동자 측 참석자인 정관 금속노동연맹 광주전남지역본부 의장은 “사용자는 해마다 이익을 늘려 챙기면서도 최저임금 탓에 어렵다고만 한다”며 “정부가 정확히 조사해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종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남본부 사무처장은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한 외환위기 때도 최저임금은 소폭 상승했다”며 “최저임금은 어려운 상황일 때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장치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최저임금 인상률에 규모별, 업종별로 차등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문승춘 늘벗 노무사는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기준에 맞춰 업종을 분리한 뒤 최저임금 인상률에 차별을 둬야 한다”며 “인상률 차이만큼의 금액을 정부가 근로자의 국민·건강보험료 등으로 지급하면 기업 부담을 줄이고 근로자에게는 임금 상승 효과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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