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으로의 진입을 기다리는 개인투자자 자금이 47조원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증시 변동성이 커졌지만 개인투자자 자금은 시황에 흔들리기는커녕 꾸준한 저가매수로 증시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을 사기 위해 투자자들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2일 기준 사상 최대치인 47조7691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말 27조원대에 불과했던 투자자 예탁금은 ‘동학개미운동’이 시작된 지난 3월 최초로 40조원을 넘겼다. 이후 4월 1일(47조6669억원)을 정점으로 국내 증시 반등장 속에 한동안 정체됐던 예탁금은 지난 12일 코스피지수가 2%대 조정을 받자 다시 급증했다.
실제로 증시에 투입된 자금까지 포함하면 금융권에서는 올해 증권가로 유입된 개인 자금이 80조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올들어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28조8488억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6조625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대규모 유동성 유입에 각종 기록들이 경신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9일 기준으로 리테일부문의 관리자산이 사상 최초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리테일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증권업계 1위인 키움증권은 1분기에 일평균 약 9000계좌가 개설된 데 이어 2분기에도 하루 평균 약 8000계좌가 개설되고 있다.
늘어난 개인 자금이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등장했다. 높은 거래회전율과 하락장에서의 대규모 매도 등으로 대표되던 과거 개인투자자의 특성이 동학개미들에게선 관찰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은 올해 급락장과 반등장을 거치면서 조정장에서 우량주를 저가매수하고 기다리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학습효과를 경험했다”며 “여기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신용융자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개인 자금이 꾸준히 증시를 지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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