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치타배달(치타처럼 빠른 배달을 의미)’만 내세울게 아니라 배달기사들의 안전을 생각해야 할 때 입니다. ”
16일 라이더유니온(위원장 박정훈)과 쿠팡이츠 라이더들이 서울 송파구 신천동 쿠팡본사 앞에서 쿠팡의 산업안전법 위반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쿠팡이츠 기사들은 “사측의 무리한 배달시간 제한으로 기사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요청서를 쿠팡 본사에 전달했다.
이들의 핵심 주장은 라이더 평가를 통한 배달시간 제한을 완화하고 산재보험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기사 평점에서 배달속도 항목은 제외됐지만 고객들이 진행하는 라이더 평가를 통해 사실상 배달속도가 평가 기준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게 라이더들의 주장이다. 쿠팡이츠 라이더 A씨(44)는 “업부 어플리케이션(앱)에 나와있는 시간보다 오래걸리면 고객에게 역따봉(부정평가)을 받을 수 있어 신호를 무시하고 급하게 움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합 측은 “업무 앱에 뜬 예상시간보다 실제 배달 소요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며 “앱이 정한 예상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배달을 완료하기 빠듯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산업재해를 유발할 수 있을 정도로 배달 시간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게 라이더유니온의 주장이다.
배달 과정에서 사고가 나면 기사들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김영빈 쿠팡이츠 라이더는 “배달하다 사고가 나서 담당센터에 전화했더니 배달은 완료했냐는 질문이 먼저 돌아왔다”며 “모든 배달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고에 대해서는 라이더가 부담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다른 배달앱과 달리 쿠팡이츠는 기사들의 안전을 위해 한번에 한건의 배달만 소화하도록 하는 등 차별화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전달된 대화요청서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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