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에서도 반발하지 못할 카드를 꺼낸 것이다. 합리적이기도 하고 선수도 그렇지 않은가. 비법조인이라 '검찰개혁'에도 부담감이 적다."
"문심(문 대통령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헤아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사 아니겠는가. 하반기 검찰개혁이라는 국정과제를 수행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당 사무총장에 이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오른 윤호중 의원(사진)을 둘러싼 동료 의원들의 평가다. 4선 중진의 윤 신임 위원장은 당 사무총장을 맡아 '당내 실세'로 이 대표와 함께 지난 4·15 총선을 이끈 데 이어 이제는 법사위원장을 맡으며 '국회 실세'가 됐다.
그동안 당내와 정치권 안팎에선 판사 출신인 3선 박범계 의원이 법사위원장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왔다. 박 의원은 2012년 당 법률위원장에 이어 20대 국회 법사위 간사를 맡는 등 법사위에서 잔뼈가 굵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태년 원내대표의 선택은 윤 위원장이었다. 윤 위원장이 낙점된 이유로는 △미래통합당의 견제와 반발 최소화를 위한 인선 △비법조인 출신으로 검찰·사법개혁에 이해관계가 적은 점 △김 원내대표와의 관계 등이 꼽힌다.
우선 통합당에선 판사 출신 4선 중진의 김기현 의원이 법사위원장직을 노리고 있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통합당 반발을 최소화하고자 같은 선수의 윤 위원장 카드를 꺼낸 것이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선 "법대로"를 외쳤지만 법사위원장 선출 과정에선 '관례'를 택한 것이다.
윤 위원장에 대한 야당 내 평가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평소 합리적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통합당 한 의원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몽니'는 부리지 않을 것 같다"고 평했다.
윤 위원장은 비법조계 인사다. 12대 국회 이후 법조인 출신도, 법학 전공도 아닌 의원이 법사위원장을 맡은 경우는 19대 전반기(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 이어 두 번째일 만큼 흔한 사례는 아니다. 하지만 법조계와 이해관계가 없다는 점이 도리어 윤 위원장 인선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윤 위원장은 김 원내대표와 신임이 두터운 사이다. 원내대표 경선 당시에도 윤 위원장은 김 원내대표와의 단일화 논의를 거쳐 불출마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윤 위원장과 김 원내대표가 법사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어느 정도 교감을 형성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면서 "윤 위원장이 4선 중진이지만 법사위원장도 충분히 매력적인 자리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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