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15일(16:4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일제히 떨어졌다. 두산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자구안의 이행 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5일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했다. 두산과 두산중공업,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을 모두 한 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이날 조정으로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장기 신용등급은 각각 BBB와 BBB-로, 두산건설의 단기 신용등급은 B-로 내려 앉았다. 이날 조정으로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은 투자 등급의 가장 하단에 위치하게 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과 함께 두산,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을 불확실 검토 대상에 올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종전 BBB 신용등급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불확실 검토 대상에는 올랐다.
두산중공업은 수주 기반이 약화돼 신규 수주가 크게 둔화된 상태다. 이 때문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고 있다. 풍력발전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단기적으로 주력 부문의 실적 둔화를 만회하기 쉽지 않다는 게 나이스신용평가의 판단이다.
두산중공업은 순손실이 누적되고 현금창출능력이 나빠지면서 차입금이 늘고 있다. 올 3월 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241.5%, 순차입금 의존도는 39.1%다. 또 차입금 차환과 운영자금 충당을 위해 국책은행으로부터 대규모 신규 차입을 진행해 유동성 위험이 완화됐지만 앞으로 갚아야 할 빚은 더 늘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을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재편하고 유상증자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 매각, 비핵심자산 매각 등으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자구안 이행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이익창출능력 제고와 함께 대규모 차입금 감축으로 신용도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영 정상화와 재무 개선안 이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채무 상환 부담이 확대돼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용등급 하향 조정과 함께 불확실 검토 대상에 올린 이유다.
두산은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과 신용위험 연계성이 높다. 따라서 그룹 내 사업적·재무적 중요성이 큰 두산중공업의 신용도 하락에 신용등급이 크게 좌우되는 구조다. 두산은 자체적으로 양호한 사업실적과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계열 관련 높은 지원부담 탓에 이번에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이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등 자구안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관계사 자산을 매입하는 식으로 재무적 지원을 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의 신용도가 하락한 가운데 그룹 내 상대적으로 이익창출능력이 좋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앞으로 그룹 차원의 자구안 추진 과정에서 배제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두산건설은 2013년 이후 유상증자와 현물출자 등으로 그룹에서 약 2조2000억원의 재무적 수혜를 받았지만 과중한 차입부담과 열위한 재무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엔 이자비용과 부실채권에서 발생한 대손상각비 등으로 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잔여 부실채권 규모와 과중한 이자비용을 고려하면 열위한 수준의 재무안정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재호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두산그룹의 자구안 이행 과정을 지속적으로 살펴 주요 이벤트가 발생하는 시점마다 계열사 전반의 신용위험 변화를 재검토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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