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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처칠 동상 훼손은 역사 왜곡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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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런던 웨스트민스터궁 앞 의회광장에 세워진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동상을 철거하려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를 향해 '역사를 왜곡하려는 시도'라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시위대는 처칠 전 총리가 영연방의 식민주의를 지키기 위해 인도 등지에서 인종차별을 일삼았다며 동상을 훼손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극우주의 시위대가 맞불 집회를 벌이면서 의회광장은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존슨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영국 유력 일간지 텔레그래프를 통해 "영국의 복잡한 역사를 포토샵(조작)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역사적인 인물들을 제거하려 한다면 엄청난 거짓말에 가담하는 것"이라며 "전 총리의 동상이 위험에 처해 있었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터무니없고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처칠 전 총리에 대해서는 "그는 영웅이었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의회광장에서 처칠 동상을 제거하려는 시도에 대해 반대한다"며 "하루 빨리 동상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차폐막이 필요없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처칠 전 총리의 전기를 쓴 '처칠 추종자'로 잘 알려져있다.

처칠 전 총리의 손녀 엠마 솜스는 지난 13일 “시위가 계속될 경우 할아버지의 동상을 박물관에 보관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역사적인 인물의 동상을 없애려는 것은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뿐 아니다. 극우시위대는 처칠 동상 훼손에 대한 복수로 의회광장에 함께 세워진 넬슨 만델라와 마하트마 간디의 동상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역사적인 인물의 동상을 훼손하려는 시도는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는 과거 노예무역과 관련된 식민주의자 해군 장성과 18년 전 암살된 극우 정치인의 조각상이 훼손됐다. 호주 시드니 하이드파크에서는 신대륙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 동상에 그라피티(낙서)를 그린 여성 두 명이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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