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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3월 바닥을 다시 테스트할까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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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열리자 단 한 번의 브레이크도 없이 지수가 흘러내렸습니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700포인트 하락세로 출발한 뒤 쉴 새 없이 떨어져 결국 1861.82포인트(6.9%) 떨어진 25128.17로 마감했습니다. S&P 500 지수는 188.04포인트(5.89%) 내린 3002.10에 마감해서 간신히 3000선을 지켰습니다. 그동안 홀로 강세를 보였던 나스닥 지수도 527.62포인트(5.27%) 급락한 9492.73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미국의 경제 재개 속에 치솟던 시장이 돌연 급락하자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3월 말 이후 제대로 된 조정이 없었다는 점에서 "건강한 조정"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일부에선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10일 "미 경제 회복 경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경고가 나온 뒤 하루 만에 폭락한 점을 들어 시장이 Fed의 경고를 소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파월의 경고에 "시장이 경제 현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입니다.

비관론자인 스콧 미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또 다시 "S&P 500 지수가 1600까지 폭락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난 3월 저점보다 더 낮게 추락할 것이란 예언입니다.


이날 뉴욕 증시의 모든 지수는 지난 3월 말 이후 하루 하락폭으로는 가장 많이 내렸습니다. 또 3월 당시 가장 많이 폭락했던 에너지주와 은행주가 이날 하락세를 주도했습니다. 엑손모빌은 8.83% 급락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0% 내렸습니다. 보잉은 16% 폭락했습니다.
또 변동성 지수(VIX)는 하루 전 25 수준에서 이날 40으로 치솟았습니다. 뉴욕 증시는 정말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며 다시 3월말 수준으로 돌아갈까요?

월가 관계자는 "여러 면에서 지금과 3월은 다르다"면서 "증시가 너무 급하게 오르면서 펀더멘털과 괴리가 생긴 만큼 조정은 필요하지만, S&P 500 지수가 3월말 수준인 2200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밝힌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코로나19 우려는 있지만…


이날 뉴욕 증시가 폭락한 가장 큰 요인은 꺾이지 않는 코로나19 확산 추세 탓입니다. 텍사스, 애리조나,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 9개주에서 감염자와 입원환자수가 급증하면서 2차 유행에 대한 공포가 부상했습니다. 애리조나의 경우 지난 5일 하루 신규 환자 수가 최대치인 1600명까지 올라갔고 텍사스도 지난 5일 2000명, 캘리포니아도 3600명이 늘어 일일 증가수로는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스콧 고틀립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이들 주에서는 감염 증가세가 잡힌 적이 없다"며 "2차 유행이 아니라 1차 유행이 잡히지 않고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인 휴스턴에서는 풋볼스타디움에 만들었던 임시 병원을 다시 열 것이란 보도가 나왔습니다. 테네시의 주도인 내슈빌은 최근 2주간 감염자 증가세가 가팔라지자 경제 재개의 다음 단계를 연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크리스 헤이지 CIO는 "코로나19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건 감염자수와 함께 의료시스템의 수용능력"이라며 "데이터를 감염자와 입원자, 치료능력, 백신 개발 등 여러 면으로 나눠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전체적 데이터의 추세는 개선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현재 감염자만큼 입원환자가 급증하지는 않고 있으며 백신 개발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는 개발중인 백신의 2단계 임상 결과 등이 6월말~7월초 줄줄이 나올 것이고 이런 우려는 잦아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② 경기 개선 추세는 확실

미국 경제를 지난 3월과 비교하면 분명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초 하루 8만명에 그쳤던 항공이용객은 40만명대로 올라섰습니다. 소비와 비즈니스 신뢰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주택과 자동차판매, 고용 동향도 수준차이는 있지만 개선되고 있습니다. 타격이 가장 심했던 뉴욕시도 1단계 경제 재개에 돌입했습니다.


또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에 출연해 "코로나19 2차 유행이 생긴다해도 미국 경제를 다시 봉쇄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경제 봉쇄로 막대한 타격을 받았던 걸 다시 반복하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월가 관계자는 "경기 회복의 속도가 문제이긴 하지만 4월보다 5월이 낫고, 6월보다 7월이 더 나아질 것이란 것 확실하다"면서 "다시 3월말 수준으로 주가가 추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전대미문의 경제 봉쇄가 있었던 만큼 경제 지표 수치보다는 그 변화 트렌드를 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제 봉쇄로 인해 소음이 커진 만큼 수치를 그대로 믿기보다는 그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③ Fed의 유동성 공급은 계속

Fed의 경제 지원 의사는 10일에도 확인됐듯이 확고합니다. 제로금리를 2022년까지 최소 2년간은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국채 매입 등 양적완화도 최소 몇 달간 현 수준(매월 1200억달러)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필요하다면 얼마든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생각조차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으며, "자산 가격이 너무 높기 때문에 경제 지원책을 제한하지는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도 막대한 유동성이 계속해서 금융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 3월말 증시가 바닥을 탈출한 것도 이런 유동성 공급에 힙입었습니다. 유동성은 그대로 있으며 더 확대될 수 있습니다.


④ 안정된 금융시장

지난 3월말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렸습니다. 증시는 바닥을 쳤지만 크레딧마켓 등은 혼란스러웠습니다. 달러 펀딩이 막히면서 이머징마켓이 폭락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도 엉망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안정된 상황입니다. 보잉, 포드 등 신용등급이 나빠진 기업들도 수십억달러씩 회사채 조달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이머징마켓 통화와 시장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날 VIX가 급등해 40선에 도달했지만, 이는 지난 3월말 80을 넘었던 것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또 이날 증시에서 매도세가 쏟아졌지만 지난 3월 초중순과 같은 무차별 투매는 아니었습니다. 마켓워치는 대부분의 주식이 급락했지만 최근 1년 동안 가장 낮은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2개에 불과하다고 보도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Fed가 경고했듯이 미 경기의 회복은 내후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그동안 바닥에서 40% 넘게 급하게 올라왔기 때문에 조정은 불가피하며, 그 폭과 시간은 상당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허츠 등 파산한 기업의 주식이 급등하는 등 상승장 말기의 버블 조짐까지 나타난 만큼 상당기간 조정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미 경제의 회복 추세는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이번 조정장을 종목 교체의 기회로 삼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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