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이 중국 반도체기업에 둥지를 틀었다. 장 전 사장은 삼성전자에서만 40년을 있다가 2017년 퇴임했다.
11일 중국 시스템반도체 설계 생산 업체 에스윈 홈페이지에는 지난 2월28일 에스윈그룹 창립대회가 열렸고, 1기 이사회 회장에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 BOE 회장을 지낸 왕둥성, 부회장에 장원기 전 삼성중국 사장을 선임했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2016년 3월 설립된 에스윈은 OLED 구동칩 설계와 생산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해 BOE 회장에서 물러난 왕둥성을 영입했고, 연초 그룹 체제로 확장하면서 삼성 고위직 출신 인사까지 끌어들인 것이다. 왕 회장은 BOE를 세계 최대 LCD패널 기업으로 키워 중국에서는 'LCD의 아버지'로 불린다.
장원기 부회장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LCD사업부(삼성디스플레이의 전신) 사장 시절이던 2009년 중국 쑤저우에 한국 기업으로선 첫 LCD패널 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삼성그룹의 중국 사업을 총괄 지원하는 삼성중국의 사장을 맡기도 했다. '40년 삼성맨'이 중국이 한국을 추격하는 반도체 업종의 중국 기업 경영진에 들어간 것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핵심 인력·기술 빼가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 전 사장은 현업에서 떠난지 오래고 삼성전자에서도 수년전 퇴임해 기술 유출 논란은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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