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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근 서호드라이브 대표 "전기제어장치 핵심인 '인버터' 국산화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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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간소화국가)에서 배제한 이후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기업들도 소재·부품 국산화에 나서거나 수입국을 다변화하고 있다. 서호전기에서 지난 4월 독립한 서호드라이브는 전기제어장치의 핵심부품인 인버터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다. 24년간 이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소연료전기차용 인버터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소재·부품 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게 신뢰성 테스트다. 그래야 개발된 제품이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

제철소에서 거대한 쇳덩어리를 옮기는 크레인은 정밀하게 다뤄야 한다. 초고층 빌딩을 오르는 고속엘리베이터는 서서히 출발해 고속 상승한 뒤 부드럽게 멈춰야 한다.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인버터(inverter)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인버터는 역변환 장치다. 직류 전력(DC)을 교류 전력(AC)으로 바꾼다. 교류를 직류로 바꾸는 컨버터에 대응되는 개념이다.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인버터가 사용되는 분야는 무척 많다. 모터와 관련된 분야의 곳곳에 들어간다. 모터의 전기효율을 높여주고 수명을 연장해준다. 그만큼 중요한 부품이다.

경기 안양시에 있는 서호드라이브(대표 유형근·62)는 인버터 전문업체다. 지난 4월 1일 서호전기에서 물적분할한 신생기업이다. 서호전기는 서울대 전기공학과 출신인 이상호 회장(74)이 1981년 창업한 업체로 항만크레인 제어시스템과 인버터를 만들어왔다. 항만크레인 제어시스템 분야에선 글로벌 기업인 ABB, 지멘스 등과 경쟁하며 싱가포르, 멕시코, 중국 등 20여 개국에서 사업을 수주해왔다. 이들 사업 중 인버터 분야를 분리한 것이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온 유형근 씨는 동양정밀 등을 거쳐 2014년부터 서호전기에 몸담았고 회사가 분할되면서 대표를 맡았다. 그는 “우리는 지난 24년 동안 인버터를 다룬 업체”라며 “지난해 110억원 정도이던 이 분야 매출을 수년 내 3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세 가지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첫째, 선택과 집중이다. 인버터는 응용범위가 무척 넓다. 하지만 이 회사는 몇 가지 제품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중 대표적인 게 제철소 등에서 쓰이는 대형크레인의 유도전동기용 인버터다. 이를 포스코 현대제철 등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포항의 브리지 타입 크레인에 이를 설치하기도 했다. 오폐수처리장에 들어가는 거대한 터보블로어용 인버터도 그중 하나다. 승강기 회생제동장치와 오거(auger, 흙 등에 구멍을 뚫는 도구)용 드라이브도 주력제품이다. 회생제동장치는 승강기가 상승·하강할 때 모터에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주는 장치다. 유 대표는 “홍콩과 일본 등지에서 해상건설에 사용되는 오거용 드라이버는 앞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둘째, 미래 먹거리 개발이다. 유 대표는 “기존 제품의 판로를 확대하면서 미래 먹거리 개발에도 전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중 하나가 수소연료전기차의 압축기에 들어가는 초고속드라이브용 인버터다. 수소연료전기차는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얻은 전기로 모터를 구동해 운행하는 친환경자동차다. 유 대표는 “차 내부에는 연료전지 스택, 모터, 배터리, 수소탱크 등이 들어있는데 이때 모터의 분당회전수(RPM)는 약 10만~12만 회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모터의 분당회전수(1500회 안팎)에 비해 수십 배 많다. 그는 “이 모터를 통제하는 인버터를 작년 말 개발했고 앞으로 주력제품 중 하나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셋째, 품질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기본원칙에 충실한 경영이다. 이 회사의 몇몇 제품은 유럽 및 일본 굴지의 기업들과 경쟁하는 품목이다. 이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품질 관리가 중요하다. 아울러 인력 충원은 물론 공학박사급 인력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유 대표는 “품질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기본원칙에 충실하고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경쟁력을 높이면서 인버터 사업의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낙훈 한경글로벌강소기업연구원장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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