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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의 기업워치]'처갓집양념치킨' 거느린 체리부로, 벗어나지 못하는 '적자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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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6월08일(13:5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닭고기 전문 업체 체리부로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육계 시세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하림·마니커에 등에 비해 뒤처진 브랜드 인지도 탓이다. 여기에 올 들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맞물리면서 수요까지 위축되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체리부로의 순손실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7년엔 211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2018년과 2019년엔 각각 97억원, 20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올 들어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올 1분기에만 11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육계 시장에선 40여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업계 1위인 하림이 18.6%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가운데 체리부로는 4위인 8%(지난해 도축 실적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하림, 동우, 마니커와 마찬가지로 체리부로 역시 육계 수직 계열화를 구축했다. 자회사인 한국원종을 통해 안정적으로 병아리 수급이 가능하다.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육계 전문 사료를 바탕으로 종속기업인 체리푸드를 통해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 '처갓집양념치킨' 프랜차이즈망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일오삼이 체리부로의 최대주주다. 지분 29.5%를 갖고 있다. 다만 하림·마니커 등 대표적인 경쟁 업체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수준이다.

육계 관련 사업은 축산업 특성상 수급 불균형이 반복되고 있다. 체리부로는 육계 부문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 판매 가격이 시세에 영향을 받는 도소매거래처에 대한 매출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다. 육계 가격 변동에 따라 실적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16년과 2017년엔 육계 가격이 상승해 과거에 비해 이익 규모가 늘었다. 2015년 81억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이 2016년과 2017년엔 250억원 안팎을 나타냈다.

하지만 2018년 무더위로 인해 종란 수가 감소하며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는 육계 시세가 하락해 영업적자가 크게 확대됐다. 2018년과 2019년엔 각각 5억원, 14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강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지속적인 사업 다각화 노력에도 시장 변동성에 따른 시세 등락으로 영업수익성이 과거에 비해 위축되고 재무안정성도 나빠졌다"고 평가했다.

올 1분기에도 공급 과잉이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급식 거래처 수요까지 위축되면서 86억원의 영업적자를 나타냈다. 한국신용평가는 "육계 가격 하락으로 육계 업계 전반의 실적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며 "육계 사육 현황과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을 감안할 때 육계 가격 약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체리부로는 2017년 말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면서 현금이 유입돼 재무부담이 완화했다. 2015년 말 1491억원이던 순차입금이 2017년 말 994억원이 됐다. 하지만 연간 150억원 안팎의 시설투자가 이뤄지는 가운데 2018년 이후 영업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하면서 재무부담이 확대됐다. 올 3월 말 기준 순차입금 1521억원이다. 공급과잉이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외부 의존적인 현금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체리부로는 올 3월 말 별도 기준 872억원의 단기성 차입금을 갖고 있다. 올 2~3분기에 만기가 집중돼 있다. 매입 채무 성격의 무역금융을 제외하더라도 500억원에 달하는 단기성 차입금 상환 부담이 있다. 이에 비해 올 3월 말 기준 체리부로의 현금성자산은 12억원 정도다. 토지와 건물, 기계장치 등 주요 자산 대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어 재무유통성도 취약한 상태다.

이 때문에 체리부로는 오는 24일 150억원어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할 예정이다. 사료 구매 등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신용평가사 모두 체리부로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다만 신용평가사 간 체리부로에 부여한 신용등급에는 차이가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BB-, 나이스신용평가는 BB다. 한국신용평가가 한 단계 더 낮은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최근의 수익성 악화를 더 심각하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등급전망은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모두 부정적으로 매기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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