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경제활동이 재개돼 원유 수요가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로 국제 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 브렌트유에 이어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도 배럴당 40달러를 넘었다. 지난 3월 이후 3개월 만이다.
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7월 인도분은 시초가(39.41달러)보다 약 1.9% 오른 40.19달러에 거래됐다.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합의 실패로 ‘석유전쟁’이 시작된 3월 6일(배럴당 41.28달러) 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WTI 근월물은 4월 21일엔 배럴당 11.57달러로 밀렸다.
유가 반등세는 주요 산유국이 역대 최대 규모의 감산(하루 960만 배럴)을 한 달 더 연장하기로 한 데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 봉쇄’를 풀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기 때문이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유가 회복에 美 셰일 생산 재개
유가 큰폭 상승은 어려울 듯…산유국 추가 감산 이행이 관건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다음달 하루평균 96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지난 6일 결정했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10% 수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원유 공식 판매가격(OSP)을 대폭 인상했다. 7월 인도분 아시아 수출가를 유종별로 전월 대비 배럴당 5.6~7.3달러 높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에서 원유 수요가 증가하자 사우디가 가격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후반~40달러 초반에서 횡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이 생산량을 줄이고 공식 수출가를 높이는 등 유가를 올리려 애쓰고 있지만, 미국 셰일기업 일부가 에너지 생산량을 다시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파슬리에너지, WPX에너지 등 셰일기업이 셰일오일 시추홀 일부를 재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를 넘기자 당장 현금흐름이 필요한 에너지기업들이 증산에 나섰다는 얘기다.
WSJ는 “이런 움직임이 계속되면 올여름 미국 원유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라며 “국제에너지기구는 이달에도 여전히 원유 수요가 작년 대비 약 13% 적을 것으로 추산한다”고 지적했다.
OPEC+ 소속국들의 감산 실행 여부도 관건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OPEC 13개 회원국 중 10개국은 할당량의 평균 74%가량만 감산했다. 이라크는 배정된 감산량 106만 배럴 중 54만 배럴만 줄였다. 이라크는 감산 미이행분을 채우기 위해 다음달 하루 원유 생산량을 24% 더 줄여야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라크는 전쟁 이후 여전히 경제를 재건 중이어서 실제 감산 이행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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