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국가 운영의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당 정치국 회의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화학공업 육성 등 경제 관련 논의에 초점이 맞춰졌다. 최근 논란이 된 대북 전단 문제 등 대남(對南) 관련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가 6월 7일 진행됐다”며 “나라의 자립경제를 더욱 발전시키며 인민들의 생활을 향상하는 데로 나서는 일련의 중대한 문제들이 심도 있게 토의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김정은이 주재했다. 김정은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건 지난달 24일 중앙군사위원회 주재 이후 15일 만이다.
보도에 따르면 화학공업의 현대화를 위한 구조 개선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김정은은 “화학공업은 공업의 기초이고 인민경제의 주 타격전선”이라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경제 부문의 체질 개선과 내부 결속 강화를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최근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를 빌미로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고조시키고 있지만, 이날 회의에서 대남 문제 관련 김정은의 언급은 없었다. 대남·대미 사업 총괄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으로 일원화하고 있는 북한의 조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관영매체들의 대남 비난 보도는 이날도 이어졌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동족 적대시 정책이 몰아오는 파국적 후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북 전단 살포는) 우리의 최고존엄과 체제를 중상 모독하는 행위 중 가장 첫째가는 적대행위”라며 “그것은 사실상 총포사격 도발보다 더 엄중한 최대 최악의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단 살포가 북남관계 파국의 도화선이 됐다”며 “남조선 당국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