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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사모펀드가 시장 이겼다...국내 첫 연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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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6월03일(07:4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연기금이 출자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들이 주식 시장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거둬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반의 예상과 달리 경기 호황기보단 불황기에 청산된 펀드의 수익률이 높아 PEF가 수익률 안정화를 위한 대체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정보의 공개가 극히 제한적인 사모투자 분야에서 국내 PEF의 성과를 측정한 사실상 첫 연구 결과다.

◆청산펀드 IRR 10%대...시장 수익률 상회

배기범 케이핀 자산운용 대표와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 4월 한국증권학회지에 게재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의 성과분석’이라는 논문에서 134개 PEF의 성과를 실증 분석했다. 바이아웃·성장·재무안정 등 투자전략, 투자·회수·청산완료 등 투자단계, 펀드규모, 청산시점 등 다양한 측면에서 펀드의 성과를 분석했다. 그리고 이 가운데 청산이 마무리된 46개 펀드의 성과를 주식 시장과 비교·분석했다.



이 논문은 신한은행에서 투자은행(IB)본부장, 신한생명에서 자산운용그룹 부사장(CIO)를 맡고 현재는 독립계 자산운용사를 운영 중인 배 대표의 박사 학위 논문의 일부다. 지도교수인 이 교수는 현재 국민연금 투자정책전문위원회 위원,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 등을 맡고 있는 학계 내 금융 전문가다. 배 대표는 “PE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데 정작 성과에 대한 연구는 자료 부족과 시장 미성숙으로 인해 진행되지 못했다”며 “PEF시장 발전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얻고자 연구에 나섰다”고 취지를 밝혔다.

연구진은 다수의 대형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제공받은 194개의 PEF 자료 가운데 중복되거나 통계 분석 결과 이상치(outlier) 값을 보인 펀드를 제외하고 최종 134개의 표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표본의 약정액 합은 37조 3000억원에 달했다. 표본의 설정 기간인 2004년부터 2017년 말 사이 설정된 펀드의 수가 701개, 약정액 누계가 91조 2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표본이 전체 PEF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펀드 수의 19.1%, 약정액의 39% 수준이다. 성과 평가의 지표로는 내부수익률(IRR)과 투자배수를 활용했다.

연구 결과 PEF의 성과는 주식 시장보다 평균적으로 우수했다. 표본 중 청산이 이뤄진 46개 펀드의 평균 IRR은 10.57%, 투자 배수는 1.35배에 달했다. 이들 펀드를 각각 다른 방식의 세 가지 방식으로 수익률을 측정한 결과 PEF의 성과는 코스피 또는 코스닥을 벤치마크로 활용한 경우보다 높았다. 그리고 경기가 좋을 때보다는 되려 불황기에 청산된 펀드가 수익률이 높았다. 경기에 침체돼 저평가된 비상장기업을 인수해 호황기에 팔아 회수할 때 PEF가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결과다.

배 대표는 “PEF수익률은 시장 지수 및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반비례 관계를 보였다”며 “PEF가 대체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자산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경기침체기에 수익률 더 높아...대체자산 역할"

투자전략별로는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구조조정 및 추가적 인수·합병(M&A)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바이아웃(buyout) 펀드의 수익률이 다른 전략 펀드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바이아웃 펀드의 IRR은 8.03%, 투자 배수는 1.28로 나타나 성장 기업에 대한 초기지분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는 성장(IRR 2.84%, 투자 배수 1.12),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재무안정(IRR 6.8%, 투자 배수 1.2) 펀드에 비해 높았다.

이에 대해 배 대표는 "국내 PEF가 바이아웃펀드를 모델로 도입해 초기 펀드의 경우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등 메자닌 방식의 운용에 제약이 있었다"며 "전략별 수익률 격차는 아직 사모펀드 시장이 완전히 조성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 규모별로는 1000억원 이하의 소형 펀드의 IRR이 9.14%, 1000억원~3000억원 사이의 중형 펀드가 6.93%, 3000억원 이상의 대형 펀드는 3.47%를 기록했다. 펀드가 커질 수록 포트폴리오 관리의 어려움, 투자 전략의 일관성 유지가 어려워지면서 초과수익률을 달성하기 어려워진다는 업계의 속설이 통계로도 드러난 셈이다.

그 외에도 펀드 수명이 짧을 수록, 수명 기간 동안의 시장 수익률이 낮을수록, GDP성장률이 낮을 수록 펀드의 수익률이 높았다. 그에 반해 설정 시점의 시장수익률, 시장 수익률의 변동성, 청산 여부 등은 수익률에 별다른 영향 미치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국내 사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 대표는 "PEF의 성과가 시장 수익률을 초과할 뿐 아니라 경기 침체기에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을 밝혀낸 것이 이번 연구의 성과"라며 "운용사와 출자자가 협력해 세컨더리나 자원개발 등 다양한 전략을 도입해 시장을 성숙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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