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용 가방에 갇혔다가 숨진 9살이 가방에 갇혀있던 동안 온라인 출석체크가 돼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등교 개학이 미뤄지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4일 충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A군 친부의 동겨녀 B(34)씨는 지난달 1일 A군을 7시간 동안 여행용 가방에 가둬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했다.
사경을 헤매던 A군은 이틀 만인 3일 오후 6시30분께 끝내 숨을 거뒀다.
하지만 사건 당일 A군은 초등학교 온라인 수업에 모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이 가방에 갇혀있었을 당시 B씨는 3시간 가량 외출했다.
이에 B씨가 A군 대신 출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충남도교육청도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오전 9시에 시작해 빨리 들으면 오전 11시에서 정오 사이에 마치는 만큼, 부모가 수업을 마무리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A군은 지난해 10월부터 수차례 친부와 친부의 동거녀에게 폭행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같은 진술을 한 달 전에 확보한 만큼, 적극적 대처가 이뤄졌다면 A군을 구해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군은 어린이날인 지난달 5일에도 머리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당시 의료진은 A군 몸에서 학대 정황을 발견, 이틀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지난달 13일 A군 집을 방문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경찰에 결과를 통보했다. 경찰은 21일과 24일 친부와 동거녀를 불러 조사했다. 당시 조사에서 두 사람은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지난해 10월부터 4차례에 걸쳐 때렸다"며 "많이 후회하고, 훈육 방법을 바꾸겠다"고 진술했다.
한편, 경찰은 전날 구속한 B씨 혐의를 아동학대중상해에서 '아동학대치사'로 바꿔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친부를 상대로도 그간 이뤄진 폭행에 얼마나 가담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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