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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공포 주는 여인으로 변신…익숙한 것의 소중함을 그려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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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예능 ‘런닝맨’에서 허당 이미지로 ‘멍지효’란 별명이 붙은 배우 송지효(40·사진)가 서늘한 공포를 주는 여인으로 변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상업영화로는 처음 개봉(4일)하는 ‘침입자’에서다. 베스트셀러 소설 《아몬드》의 작가 손원평이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겸했다. 송지효는 어릴 때 실종됐다가 성인이 돼 가족 품으로 돌아와 오빠(김무열 분)와 갈등을 빚는 유진 역을 맡았다. 데뷔작 ‘여고괴담3-여우계단’(2003) 이후 17년 만에 스릴러 영화에 출연했다. 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송지효와 서로 마스크를 쓴 채 인터뷰를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침입자’가 첫 상업영화라니 부담감이 큽니다. 사람들끼리 여전히 거리를 유지해야 하고, 특정 공간(극장)으로 오도록 하는 게 겁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안전수칙에 익숙해져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 알고 있어요. 저도 오랜만에 극장에 가서 큰 화면을 보니까 여유롭게 집중할 수 있더라고요. 관객들께도 여유를 드리고 싶은 마음에 나서게 됐습니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 즉각 출연하고 싶어졌다고 했다. “스릴러란 장르와 캐릭터가 탐났어요. 제 이미지와 반대되는 캐릭터라 더 끌렸습니다. 런닝맨을 10년간 출연하는 동안 어두운 배역을 거의 하지 않았거든요. 연기자로서 저는 현재의 이미지와는 다른 배역에 도전하는 타입입니다. 호기심이 많아 제가 가지지 않은 것을 해보고 싶거든요.”

그는 어두운 캐릭터인 유진 역을 해내기 위해 체중부터 감량했다. “매일 10㎞씩 뛰면서 식단 관리를 철저히 했어요. 오후 6시 이후에는 거의 먹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약 7㎏을 뺐어요. 살이 빠지다 보니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더군요. 촬영 후반에는 저녁식사를 했고, 촬영이 끝난 뒤 일상으로 돌아오니까 살이 급격히 찌더라고요. 하하.”

영화 후반부에서는 액션 신도 보여준다. “무열씨의 액션에 제가 리액션하는, 몸싸움 연기였어요. 런닝맨에서 열심히 뛴 게 도움이 됐습니다. 몸을 쓰는 연기는 상대와 합을 맞춰야 하니까 어려워요. 게다가 나이가 들어 액션 연기는 더 힘들어졌어요.”

영화는 김무열의 시선으로 송지효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김무열의 눈에는 아무리 친동생이라고 하지만, 유진에 대한 의심과 회의를 멈출 수 없다. “익숙한 것의 소중함을 그린 영화라고 생각해요. 집과 가족이 태어날 때부터 곁에 있으니까,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지만, 그것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합니다. 너무 가까워서 몰랐던 부분을 일깨워 주거든요.”

송지효는 영화를 본 주변인들로부터 무섭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멍지효에 빠진 분들은 충격을 받았대요. 후배들은 자신이 알던 언니가 맞냐고 묻더군요. 연기자로서 그 말에 기뻤어요.”

런닝맨은 그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런닝맨이란 예능으로 30대를 다 보냈어요. 제 인생에서 빠질 수가 없습니다. 출연진과 함께하는 동안 내가 많이 몰랐고, 어리다는 걸 깨달았어요. 타인과 소통하는 방법도 배웠고요. 무엇보다 예전에는 어두운 이미지가 강했는데, 런닝맨으로 밝은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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