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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日, 상속세 완화하자 가업승계 10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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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중소기업의 가업 승계를 장려하기 위해 상속세와 증여세를 전액 유예하거나 면제하는 ‘특례사업승계제도’를 도입한 지 2년 만에 신청 건수가 연간 3815건으로 10배 급증했다. 일본 산업계에 세대교체가 활발히 이뤄지고 활력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거운 상속·증여세 부담 탓에 가업을 상속하지 못하고 폐업하거나 헐값에 매각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의 ‘가업상속공제’(500억원 한도)는 까다로운 조건(7년간 업종·자산·고용 유지 등) 때문에 신청 건수가 연간 62건에 그치고 있다.

최근 일본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각 지방자치단체에 특례사업승계제도를 신청한 중소기업은 3815곳이었다. 제도 도입 전인 2017년 일반승계제도를 신청한 중소기업이 396곳이었던 데 비해 10배 가까이로 늘었다.

특례사업승계제도는 일본 정부가 2018년부터 2027년까지 10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세제 혜택이다. 2009년 도입한 사업승계제도의 혜택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 사업승계제도는 상속 지분의 53%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줬다. 그런데도 신청 건수가 연간 500건 안팎이었다. 자금 사정이 빠듯한 중소기업으로선 나머지 지분 47%에 대한 과세도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업 상속을 포기하고 아예 폐업하거나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회사를 파는 사례가 속출했다. 2025년에는 승계를 못 한 중소기업 130만 곳이 폐업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일본 정부가 증여·상속세를 전액 유예 또는 면제하는 조치를 꺼내 들었다.

특례제도를 신청한 중소기업 2세는 가업을 물려받을 때 내야 하는 증여세와 상속세를 전액 유예받는다. 선대 경영자가 사망하면 유예받은 증여세 납부가 면제된다. 가업을 계속 운영해 3세에게 물려주면 유예받은 상속세는 최종 면제된다.

한국의 국가 총 조세수입 대비 기업들이 가업상속으로 내는 상속·증여세 수입 비중은 1.2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0.34%의 세 배에 달한다. 그런데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가업상속공제를 ‘부의 세습’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도쿄=정영효 한국경제신문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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