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사면에 반대했다.
이 최고위원은 2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에 미래통합당이 이명박, 박근혜 사면을 다시 또 공론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주호영 원내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앞두고 사면을 언급했고, 어제는 국회를 떠나는 같은 당 정병국 의원이 사면을 언급했다"며 "통합당은 국민통합을 내세워 사면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는데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는 "사면을 하려면 잘못을 저지른 이의 진심어린 반성과 사죄가 전제되어야 하고 또한 과오에 대한 진실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며 "사법절차도 완결되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이 하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4.15 총선을 앞두고 태극기 부대를 부추기기도 했다"고 일갈했다.
이 최고위원은 "더욱이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당시 감춰진 7시간의 진실을 아직도 알 수 없고 형이 확정되지 않아 사면의 법률적 조건도 갖춰지지 않았다"며 "그런데도 국민통합을 내세워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운운하는 것은 사법정의를 허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섣부른 사면이 국민통합을 저해하고 사회정의를 얼마나 훼손하는 지 똑똑히 목도하고 있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예로 들었다. 이 최고위원은 "국민 화합 차원에서 그를 사면했으나 전두환은 뻔뻔스럽게도 5.18의 역사적 가치를 아직도 부인하고, 자신의 거대한 과오를 철저히 부인하고 있다"며 "미래통합당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논의를 즉각 중단하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