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크에 연연하지 말고 스피드에 집중하라는 (박)성현이의 조언 덕분에 퍼트가 잘 떨어졌어요.”
최민경(27)은 28일 경기 이천시 사우스스프링스CC(파72·6501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E1채리티오픈(총상금 8억원)’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 67타를 적어냈다. 공동 2위. 201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신인왕 ‘핫식스’ 이정은(24)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 발판을 마련했다.
최민경은 박성현(27)의 절친이다. 10살 때 주니어 대회에서 만나 친해진 된 뒤 둘도 없는 사이가 됐다. 지난 24일 박성현이 고진영과 매치플레이로 맞붙었을 때도 백을 멨다. 최민경은 “당시 성현이한테 짧게 칠 때마다 혼낸다고 말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7번홀에서 성현이가 버디를 잡더니 ‘역시 골프는 한방이야’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너도 한방이 있으니 앞으로 잘 될 것이라고 기(氣)를 불어넣어 줬는데, 오늘 통한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캐디 경험이 기술적인 면에서도 도움이 됐다. 그는 “세계 최강들이 플레이하는 것을 생생히 보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며 “박성현이 티샷을 할 때 자신있게 치는 것을 보고 공을 확실히 정하고 거침없이 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민경은 2011년 프로에 데뷔한 뒤 무명시절이 길었다. 데뷔 후 5년 뒤인 2016년까지는 2부투어(드림투어)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박성현의 절친이라는 게 그림자가 됐다. 최민경은 “투어를 뛰면서 준우승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는데 올해는 우승을 목표로 대회에 임하고 있다”며 “흔들리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천=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