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T타워’를 방문하면 로봇이 건물 로비를 돌아다니며 체온을 측정하고 손 소독제를 제공한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에게는 착용을 부탁하고, 사람들이 무리 지어 있으면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권하기도 한다.
SK텔레콤의 ‘코로나19 방역로봇’이 지난 26일 T타워에 등장하면서 벌어진 풍경이다. 자율주행이 가능해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로 서버와 실시간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낮에는 건물 구석구석을 스프레이로, 밤엔 자외선(UV) 램프로 살균한다.
이 로봇은 SK텔레콤과 공장 자동화 전문기업 한국오므론제어기기(오므론)가 공동 개발했다. 양사의 강점을 살려 5G·AI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로봇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센싱 등 공장 자동화 제어기술이 함께 적용됐다.
방역로봇이 측정한 체온 검사 데이터를 5G 네트워크로 보내면 서버가 이를 분석해 체온이 높을 경우 현장에서 출입을 제한하는 식이다. 방문객들에게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유하는 데는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AI 기반 인식 기술이 사용됐다.
SK텔레콤은 5G 기반 빅데이터 분석솔루션 ‘메타트론’도 적용해 효율적 로봇 운용을 돕는다. 메타트론은 방역로봇에 부착된 센서로 주요 부품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로봇 상태 확인은 물론 유지·보수 필요 시점을 실시간 예측한다.
SK텔레콤과 오므론은 이번에 개발한 방역로봇을 자사 시설에 우선 도입한 뒤 올 하반기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해외 시장 공략도 노린다.
최낙훈 SK텔레콤 인더스트리얼 데이터 사업 유닛장은 “ICT 기술로 국가적 재난 극복에 힘을 보태겠다. 앞으로도 5G·AI 등 첨단 ICT를 활용해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오므론 대표도 “적극 협업을 통해 양사 기술을 적용한 혁신적 사례다. 기업이 사회적 과제 해결에 기여하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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