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확정된 추징금 8억8300여만원 가운데 1억7000만원 가량만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한 전 총리가 미납한 추징금은 7억1088만1250원이다. 한 전 총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015년 징역 2년과 8억원대 추징금을 확정받은 바 있다.
이 중 한 전 총리가 직접 납부한 금액은 1760만원 가량으로 전해졌다. 납부액 가운데 1억5000만원은 2017년 검찰이 한 전 총리 남편 명의의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추징해 환수한 금액이다.
추징이 확정된 2015년에는 납부 금액이 전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추징된 금액 대부분은 검찰이 법원을 통해 받아낸 액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 납부한 250만원은 교도소 영치금을 압류한 것이다. 또 2018년에 9월에는 예금채권을 압류해 27만8991원을 집행했다. 지난해 추징금은 1월 집행한 150만원이 전부다.
검찰은 통상 5억원 이상의 고액 추징 사안에 대해서는 전담 직원을 지정해 정기적으로 관리를 한다. 재산 조사를 통해 재산이 파악되면 추징금을 집행하는 방식이다.
추징금은 벌금과 달라 납부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강제로 노역장에 유치되지는 않는다.
또한 집행시효가 있어 시효가 만료되면 추징금 부과의 효력이 소멸된다. 2015년에 형이 확정된 한 전 총리의 경우 추징금 집행시효가 3년이다. 단 해당 기간에 단 1원이라도 추징금을 받아내면 시효는 중지되고 다시 3년씩 연장된다.
한 전 총리 사건은 최근 한 전 총리 사건 재판의 증인이었던 고(故) 한만호 씨의 비망록이 공개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 씨는 해당 비망록을 통해 검찰로부터 회유와 협박을 받아 증언을 번복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추미애 법무주 장관은 한 전 총리 사건의 재조사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와 함께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전 총리는 최근까지도 "결백하다,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다"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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