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면 커다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자동차 사고 시 보험계약자가 부담하는 자동차보험 자기부담금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6월1일부터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이 개정된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음주사고 시 자기부담금이 대폭 상향되는 것이다. '대인Ⅱ' 1억원, 대물 5000만원(2000만원 초과 손해)으로 자기부담금이 높아진다.
자동차보험에서 대인배상 담보는 의무보험인 '대인배상Ⅰ'과 임의보험인 '대인배상Ⅱ'로 나뉜다. 대인배상Ⅰ은 자동차 사고로 타인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케 한 경우 이에 대한 손해배상에 대한 담보다. 대인Ⅱ는 대인배상Ⅰ 담보의 손해보상 범위를 넘어설 경우 이를 충당하기 위한 담보를 의미한다.
대물배상은 다른 사람의 차량이나 재물을 파손시킨 경우 가입 한도 내에서 보상된다. 최소 2000만원까지는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고 2000만원 초과는 임의로 가입할 수 있다.
현재는 음주운전 사고를 내도 운전자가 400만원의 자기부담금만 내면 민사책임이 면제된다. 그러나 앞으로는 최대 1억5400만원을 배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보험사는 사고 운전자가 경제적인 사유 등으로 자기부담금을 납입하지 못하는 경우 먼저 피해자에게 보상처리를 한 후 사고 운전자에게 해당 금액 지급을 청구한다. 이번에 변경된 내용은 6월1일 이후 사고건부터 적용된다.
오는 10월에는 의무보험에 대한 자기부담금도 높아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음주운전 사고시 운전자가 내는 자동차보험 자기부담금을 최대 1500만원까지 올리는 내용의 '자동차 손해배상 보장법' 시행규칙 개정을 진행하고 있다.
대인Ⅰ의 자기부담금은 기존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대물은 사고당 부담금 한도가 1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라간다.
이같은 조치는 운전자의 책임을 강화해 불필요한 자동차 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해서다. 이처럼 낮은 자기부담금은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음주 사고 1건당 지급된 대인피해 보험금은 2018년 1000만원에서 2019년 1167만원으로 16.7% 증가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음주사고로 지급된 총 보험금 2681억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약관 개정으로 음주운전 계도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아울러 자기부담금을 상향에 따른 손해액 절감은 선량한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경감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차은지/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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