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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베이어는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한 근대산업의 혁신적인 시스템 가운데 하나다. ‘자동차의 왕’으로 알려진 포드자동차 창업자 헨리 포드가 1913년 미국 미시간 공장에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이동식 조립방식을 도입한 게 시초다. 오늘날 생산과 운반에 컨베이어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제조업을 상상하기란 어렵다.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컨베이어 시스템이 활용됐지만, 국내에 기술력이 제대로 갖춰지기 시작한 건 1990년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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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 일대에서 기계부품 유통업체를 운영하던 나복남 대양롤랜트 회장(사진)이 회사를 설립한 건 1990년이다. 당시 컨베이어 시스템의 주요 기자재인 롤러는 국내 제품 품질이 낮아 공장들이 수입 제품을 선호하던 시기였다. 나 회장은 “국산 롤러 제품은 가격 경쟁력을 위해 중고 부품을 이용하는 등 품질과 수명이 떨어졌다”며 “수요처들의 불만과 제조사의 어려움을 접하면서 컨베이어 롤러를 직접 생산해 보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문래동에 20여㎡ 규모의 월세 공장을 구해 도전에 나섰다. 직원이라 해봐야 김 회장 한 명뿐이었다. 열악한 출발이었지만 국산화에 대한 열정으로 기술개발에 매진하면서 조금씩 회사를 키워나갔다. 지금은 한국산업단공단이 관리하는 시화국가산단에 입주해 대지면적 4960㎡에 이르는 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산단공이 지원하는 키콕스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양롤랜트는 신제품 인증(NEP)만 세 건을 갖고 있다. 특허 등 지식재산권도 20여 건이다. 이 회사의 롤러 제품인 ‘컨베이어 아이들러’는 컨베이어 벨트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끝부분을 둥글게 성형한 게 특징이다. 최근 개발한 베어링 허브 교체형 롤러는 현장에서 손쉽게 교체 정비할 수 있는 방식을 채택해 일본 등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008년부터는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동발전 등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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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롤랜트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대공간 구조물 옥내화 사업에도 나섰다. 거대한 비닐하우스처럼 돔 형태의 구조물로 옥외 공간을 옥내화하는 기술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저탄장 옥내화 계획에 따라 대공간 구조물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을 내다본 것이다. 국내 발전회사들도 석탄 저장시설의 옥내화 사업에 착수했다. 나 회장은 “미세먼지가 급증하면서 실내 활동이 늘어나는 만큼 산업시설 외에 학교, 사회 체육시설 등으로 대공간 구조물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기후 상황에 유연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개폐식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화=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