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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2차 기자회견…정의연 윤미향 '실수'의 끝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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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등 관련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대구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예정된 시각보다 다소 늦어진 오후 2시 30분쯤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각하지도 못한 (각종 의혹 관련) 내용이 나왔다. 이는 검찰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은 지난 7일 "정의연의 후원금이 할머니에게 제대로 쓰이지 않았다. 앞으로 수요집회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지 18일만이다. 이후 정의연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보도되면서 정의연은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고 검찰의 압수수색도 받았다.

기부금, 쉼터 관련 불투명한 회계 등 정의연을 둘러싼 의혹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이 할머니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일제시대 강제노역에 동원된 근로정신대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구분되어야 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 이용수 할머니 “정대협, 위안부 쭉 이용해 와”

이 할머니는 “공장 갔다 온 할머니와 위안부는 많이 다르다”면서 “공장 갔던 할머니는 공장에서 일했지만 위안부 할머니는 간 데가 다른다”며 자신의 고통스런 과거사를 다시 언급했다.

이어 정의연의 전신인 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가 두 사례를 묶어 활동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생명을 걸고 끌려간 위안부와 정신대 할머니와 어떻게 같냐"면서 "“30년 동안 앉아서 사죄해라 배상해라 하는데 일본 사람들이 뭔 줄 알아서 사죄하고 배상하느냐”며 그동안의 대응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금 등 활동)을 30년동안 하면서 사죄배상 요구하고 학생들까지 그 고생을 시켰다"면서 "무엇 때문에 정신대대책협의회면 정신대 문제만 하지 왜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이용하나. 이것을 생각하니 자다 일어나서 펑펑 울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 할머니의 말에 따르면 3월말 윤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이러면 안된다. 한번 오지 않으면 내가 기자회견 할란다'라고 하자 윤 당선인은 당당하게 '기자회견 하라'고 답했다.

이 할머니는 본인이 기자회견을 연 배경을 이렇게 설명하며 이후 누가 문을 열어달라고 해서 여니까 윤 당선인이라서 놀라 넘어갈 뻔 했다고 설명했다.

이 할머니는 "뭘 가지고 와야 용서를 하든가 말든가 하지. 무엇을 용서한 단 말인가"라면서 "내가 며칠 후에 기자회견을 할테니 그때 오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30년을 지내오며 원수진 것도 아니고 한번 안아달라고 해서 이게 마지막이다 하는 생각으로 안아줬는데 (용서했다는 기사가 나서) 황당했다"면서 "기자들은 명백하게 기사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이 할머니의 1차 기자회견 이후 정의연을 둘러싼 의혹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 할머니가 "수요집회에서 받은 성금이 할머니들에게 쓰이지 않았다"고 폭로하자 정의연은 다음날 이 할머니에게 후원금을 지급한 내역을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다. 2017년 여성인권상 명목으로 지급한 1억짜리 계좌 이체증과 1992년 생활비 지원으로 100만원을 지급한 영수증 등이다.

하지만 정의연의 국세청 공시자료에는 총액 오류나 누락 등 사례가 다수 포착됐다. 2018년 기부금 지출 내역을 공시한 정의연은 총액 3300여만원과 함께 대표지급처로 '옥토버훼스트'라는 호프집 하나만 기재돼 있었다.

또 2019년 결산서류에서는 전년도에서 넘어왔어야 할 기부금 이월액 22억7000여만원이 누락되기도 했다. 정의연은 회계공시장 실수라며 구체적인 지출 증빙내역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정의연과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은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3억여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았지만 국세청에 등록한 공시에는 5억여원으로 신고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의연은 이 역시 회계처리상 판단 착오였다고 설명했다.



◆ 7억5천에 산 쉼터, 이용수 할머니 회견 다음날 매각

정의연은 2013년 경기도 안성에 조성한 위안부 피해자 쉼터에 대해서도 '고가 매입' 의혹을 받고 있다.

정대연은 정대협 시절이었던 2012년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0억원을 지정 기부 받아 안성에 7억5000만원짜리 쉼터를 마련했다. 그러나 당시 안성 인근의 시세와 비교했을 때 7억5000만원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정의연 측은 서울 마포구 인근에는 10억원으로 적당한 공간을 찾을 수 없었고, 7억5000만원을 들인 안성 쉼터는 고가 매입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 당선인의 개입에 대해선 "해당 거물주를 소개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부적절한 개입은 없었다"고 밝혔다.

쉼터를 윤 당선인의 아버지가 운영하며 인건비 7580만원을 받은 것에 대해선 사려깊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정대협은 이 안성 쉼터를 이 할머니 기자회견 다음날 4억 2천만원에 팔면서 약 3억여원의 손해를 발생시켰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언론의 관심을 받지 않았더라면 정대협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4억2000만원을 돌려주고 회계 처리에선 부채 7억5000만원을 0원으로 돌리는 것도 가능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부금으로 산 부동산을 반납할 때는 매각가로 돌려받기 때문에 정대협이 실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반환할 돈은 매입가인 7억5000만원이 아니라 매각가인 4억2000만원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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