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차츰 진정 국면에 접어들자 기업들이 해외 사업 정상화를 위한 잰걸음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기업인 신속통로(입국 절차 간소화) 등의 제도를 도입한 중국에 기술 인력을 대거 파견하며 공장 재가동 준비에 나서고 있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중 신속통로 제도 시행 20여 일 만에 국내 주요 전자 기업에서만 1000명 이상을 중국에 파견했다. 지난 3일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인력 240여 명이 같은 전세기를 타고 중국 장쑤성 난징으로 출국한 게 시작이었다.
10일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 전자 계열사 및 협력사 직원 215명이 톈진으로 출국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일에도 광저우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에 170여 명을 보냈다. 21일에는 SK이노베이션도 장쑤성 옌청 신규 배터리 공장 설립을 위해 120여 명의 기술진을 급파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인력 300여 명도 신속통로 제도를 활용해 22일 중국 시안 땅을 밟았다.
이들 인력이 중국을 찾은 건 해당 공장 재가동을 준비하고 증설 계획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두 달간 500여 명을 중국에 파견한 삼성전자는 시안 공장을 증설 중이다. 이곳에서 만드는 V낸드플래시 생산량만 삼성전자 전체의 20%에 달한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도 중국 공장 증설을 대비하기 위해 파견 인력을 대부분 기술진으로 채웠다. LG화학은 난징에 배터리 공장 증설을 위해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은 중국 EVE에너지와 배터리 2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달 말 인력을 추가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대기업들은 인도 등 해외 공장들을 조금씩 재가동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셧다운(일시 폐쇄)했던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을 이달 7일, 첸나이 가전 공장을 4일부터 재가동했다. LG전자도 인도 푸네의 가전공장을 18일부터, 노이다 가전 공장을 22일부터 각각 다시 돌리기 시작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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