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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일로인 미·중 관계가 ‘폭발’할 경우에 대비해 미국 성장주 가운데 중국 생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증시를 이끌고 있는 성장주는 고공행진 중이다. 미국 S&P500 성장주 지수는 지난 3월 말 대비 15% 상승했다. 가치주(5%) 등에 비해 수익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하드웨어 업종과 반도체·장비 업체들의 매력도는 떨어지고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내 관련 종목들은 최근 중국과의 무역 마찰 중심에 서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업종보다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중국 생산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차별화 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인텔의 자국 생산 비중은 52%에 달한다. 나머지 해외 기지에서 생산되는 물량 가운데 24%가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중국 생산 비중도 비슷한 수준이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리서치 등은 중국 의존도가 제로(0)다.
반면 애플, 퀄컴, 코닝, 암페놀 등은 중국 의존도가 높다. 애플은 해외 생산의 67%, 퀄컴은 87%가 중국에 쏠려 있다. 암페놀 등은 자국 공장을 제외한 나머지 해외 공장이 전부 중국에 있다. 미·중 갈등이 증폭되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당장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강도 높은 제재를 예고하자 중국 측은 즉각 애플과 보잉 등 미국 주요 기업에 보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국 간 힘겨루기 속에 중국 내에선 SMIC 등 반도체 국산화 관련 기업, 경기부양책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텐센트, 징둥, BYD, 상하이자동차 등 1등주 및 내수 관련주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간 기술 분쟁 격화가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기술 국산화’ 모멘텀은 중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