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19일(17:3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모드'로 조직 체제를 바꾼다. 40조원에 달하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운용할 본부를 신설하고 구조조정실도 확대 개편한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조성은 정부가 지난달 22일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한 고용 및 기업 안정대책에 포함된 내용이다. 항공 해운 정유 등 주요 기간산업 부문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를 지원하기 위해 조성하는 자금이다.
19일 정부 및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20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운용할 본부(가칭 산업안정기금본부)를 새로 추가하는 방안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산업안정기금본부는 최대현 기업금융부문장(부행장) 아래 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장은 강병호 현 구조조정2실장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산은은 9개 부문 아래 8개 본부를 두던 현 체제(사진)에서 9개 부문 아래 9개 본부 체제로 바뀌게 된다.
기금본부는 기획 등을 담당하는 부서와 운영을 담당하는 부서 총 2개 부서로 운영될 예정이다. 약 30~40여명이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정재경 구조조정본부장이 관할하는 구조조정본부의 확대 개편도 이뤄질 예정이다. 늘어나는 기업 구조조정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다. 기업구조조정1실과 2실로 나뉘어 있었는데, 앞으로는 3개실 체제로 바뀌어 운영된다.
세 번째 실의 이름은 기업구조조정3실 대신 '기업경쟁력제고지원단'으로 불릴 예정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구조조정보다는 기업이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방점이 찍힐 예정이다.
약 10여명으로 구성될 예정인 기업경쟁력제고지원단에서는 현재 기업구조조정1실(실장 김상일)에서 관리하고 있는 두산그룹 관리를 맡는다. 이외에 원래 산은 투자관리실에서 맡고 있다가, 최근 기업금융1실로 관리 주체가 바뀐 쌍용자동차도 3실로 가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그동안 산은이 기업구조조정 기능을 가능한 한 시장에 맡기고, 새로운 기업을 키우는 벤처금융 등에 주력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 '작은 산은'을 지향했던 셈이다. KDB인베스트먼트 설립도 이러한 이 회장의 소신의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같은 소신을 지키기가 어려운 형국이 되자 다시 산은의 구조조정 기능을 강화하자는 쪽으로 돌아서게 됐다. 산은은 40조원짜리 기간산업안정기금 외에도 2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한국은행의 저신용등급 회사채(CP 및 단기사채 포함) 매입기구의 실제 운용도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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