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렸던 중국 동영상 서비스 기업 러스왕(LeEco)이 상장 폐지됐다.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3년 연속 적자를 내면서 경영난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18일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선전증권거래소는 지난 14일자로 러스왕의 주식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지난해 5월부터 거래가 정지된 러스왕은 지난 3월 말 기준 부채 총액이 208억위안(약 3조6000억원)에 달하지만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2004년 자웨팅(賈躍亭) 전 회장이 31세 나이에 베이징에 세운 러스왕은 중국을 대표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로 승승장구했다. 한 때 시가총액이 1700억위안에 이르기도 했다. 자웨팅은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과 전기자동차, 스포츠 방송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대했다. 2016년 6월 스마트폰 제조업체 쿨패드를 인수했고 그 해 7월엔 미국 2위 TV 업체인 비지오를 사들였다.
하지만 재무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차입을 통해 문어발식 확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2017년부터 자금난에 봉착했다. 결국 그 해 5월 자웨팅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7월엔 회장직에서도 사임했다. 부동산 기업 룽촹중국이 거액을 투자하면서 파산은 면했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러스왕의 매출은 전년 대비 68.8% 급감한 4억8600만위안에 그쳤다. 순이익은 175.39% 감소하며 112억7900만위안의 적자를 냈다.
현재 자웨팅은 러스왕의 지분 23%를 가진 최대주주지만 류옌펑 러스왕 회장의 자금 지원 요청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룽촹중국도 지분 8%를 보유한 2대 주주지만 추가 자금 지원은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