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시안 삼성 반도체 사업장을 찾는다. 지난 1월 브라질 마나우스 사업장 방문 이후 해외 사업장 현장경영을 4개월 만에 재개하는 것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출국한 이 부회장은 이날 시안 삼성 반도체 공장을 둘러볼 것으로 전해졌다. 시안은 V낸드플래시 등을 만드는 삼성의 유일한 메모리반도체 해외 생산기지이자 중국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다.
이 부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도 시안을 찾는 것은 수십조원을 투자한 2기 낸드플래시 공장 건설 현황을 살펴보고 최근 요동치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 시장 대응전략을 세우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17년 당시 삼성전자는 2012년 1기 공장이 가동된 시안에 2기 공장 준공을 위해 2021년까지 7조80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엔 2기 라인에 투자 라인 증설을 위해 80억달러를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여기에 투자되는 금액만 약 17조8000억원(150억달러)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선 압도적 1위이지만 최근 중국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YMTC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 도전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삼성은 올해 시안 중국에 확산된 코로나19 때문에 공장 증설 지연을 우려해왔다.
삼성전자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이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지난달에도 중국 정부와 협의해 삼성 엔지니어 200여명을 전세기로 시안 2공장 증설에 투입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 부회장까지 나서서 시안을 찾는 만큼 시안 제2공장 증설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의지를 확인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올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콜(투자자설명회)에서 "중국 시안 2기 라인 양산은 기존 계획에 따라 램프업(생산 증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 계획에 대해선 "기존 투자 기조와 같이 진행할 것"이라면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분석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중국 입국은 한중 당국이 합의한 기업인 대상으로 실시되는 입국 절차 간소화에 따라 14일간 의무격리가 면제된다. 이 부회장은 최근 중국 입국을 위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으면 중국 내에서 의무적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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