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단키트 기업들의 수혜 기대감이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 확산으로 이들 기업의 올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가시화 중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분자진단기업 씨젠은 올 1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3개월 동안 번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씨젠의 1분기 영업이익은 398억원, 순이익은 337억원이다. 2019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24억원과 267억원이었다. 매출은 818억원으로 전년도 연간 매출 1220억원의 70% 수준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수출이 올 2분기부터 본격화됐기 때문에, 2분기에도 최대 분기 실적으로 낼 것으로 씨젠 측은 전망했다.
씨젠과 함께 진단키트 수출을 본격화한 국내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승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진단업체들의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질병 확산이 둔화되더라도 지금과 같은 2차 확산 방지와 생활방역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재고 비축 수요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 상황에서는 항체진단 기업에 관심을 가지라는 주문이다. 경쟁 강도가 약하고 미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EUA)을 받는다면 유리한 입지를 점할 것이란 판단이다.
정 연구원은 "현재까지 FDA의 EUA를 받은 기업은 총 69개(분자진단 56개, 항체진단 12개, 항원진단 1개)로 파악된다"며 "현재 승인받은 12개의 항체진단키트 중 현장에서 바로 진단할 수 있는 신속진단키트는 3개에 불과하다"고 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항체진단키트의 EUA를 승인받은 업체는 없다.
현재 보건의료 업계에서는 표준진단법인 분자진단에 더해 항체진단을 함께 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항체진단키트를 가진 수젠텍 피씨엘 휴마시스 바디텍메드 등의 수혜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봤다.
◆ 바디텍메드, 개발도상국 매출 높아 수혜리서치알음은 바디텍메드에 주목했다. 항체진단 제품의 경우 개발도상국에서 선호하는데, 바디텍메드는 관련 국가 매출 비중이 높다. 개발도상국으로의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분자진단은 바이러스로 의심되는 유전자를 증폭시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정확도는 높으나 검사 비용이 비싸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6시간에서 2일이 소요된다. 또 별도의 검사실이 필요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채택되고 있다. 항체진단은 코로나19에 반응하는 항체의 양을 확인해 확진자를 판단하는 것이다. 정확도는 분자진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지만, 결과 분석 시간이 10분 내외로 짧고 검사 비용이 싸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바디텍메드는 100여개국에 현장진단 기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상당 부분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이라며 "바디텍메드 제품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으면서도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보유해 개발도상국으로부터 각광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올 2분기 바디텍메드의 실적 개선에 주목할 시점"이라며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남반구의 기온이 떨어지면서 앞으로 개발도상국에서 확진자수 증가가 예상된다"고 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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