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 클럽하우스로 향하는 길은 네 명의 경비 요원이 막고 있었다. 발열체크는 물론 신원을 확인 절차를 마친 뒤에야 코스와 떨어진 미디어센터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날 골프코스의 드레스 코드는 하얀 마스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인 'KLPGA챔피언십' 출전을 하루 앞둔 151명의 선수들은 마지막 샷감을 가다듬는 연습라운드에서 각각의 옷과 모자로 '형형색색'의 개성을 뽐냈지만,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함께 라운드하는 선수들은 물론 캐디와도 마스크를 쓴 채로 대화하는 모습들이 속속 눈에 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골프 대회 모습도 바꿔놓고 있다. 14일 개막하는 KLPGA챔피언십은 우선 무관중 경기로 열린다.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위험을 막는 취지다. 조아연(20)은 "항상 대회장을 찾아 응원을 보내 주시는 팬분들이 없어 아쉽다"며 "팬 분들이 방송으로라도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힘을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수, 운영진, 취재진 등 골프장을 찾은 모든 사람들은 시설물 입구에서 예외없이 발열 체크를 진행하고 문진표를 작성하도록 했다. '코로나19 체온측정 완료' 스티커를 몸에 붙힌 사람만 대회장을 돌아볼 수 있다. 선수들과 취재진과의 동선도 구분된다. 이번 대회 내내 정해진 일부 구역을 제외하곤 선수, 캐디 외에 코스 내 진입이 차단된다.
KLPGA는 대회 내내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크게 신경을 쓰고 방역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하루 4차례 시설 내외부에 살균 방역도 실시한다. 세계랭킹 3위 박성현(27)은 "선수들이 한쪽만 바라보고 띄엄띄엄 앉자 식사를 할 때 옛날과는 분위기가 다르다는걸 느겼다"며 "캐디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경기 운영에 대해 전략을 세우곤 했는데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 오랜만에 열리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세영(27)은 "모든 대회를 출전할 때는 목표는 우승"이라며 "오랜만에 시합인 만큼 부상을 조심하자는 목표를 정했다"고 했다. 이정은(24)은 "10위권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번 대회엔 박성현, 김세영, 이정은, 김효주 등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중인 선수들과 안선주, 이보미, 배선우 등 일본 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최혜진, 조아연, 임희정, 장하나 등 국내파들이 우승컵을 두고 경쟁을 펼친다.
양주=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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