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국회 의원회관 내 소위 ‘명당’으로 불리는 의원실을 배정받기 위한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11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각 당의 원내행정기획부가 의원들의 방 배정 업무를 총괄한다. 선수와 연령, 유관 업무 등을 감안해 의원실 혹은 당선자들과 직접 협의해 결정한다. 방 배정은 이르면 이번 주말 마무리된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층수는 ‘로열층’으로 불리는 7층과 8층이다. 20대 국회에서 이들 층 사무실을 쓴 의원은 모두 71명이었다. 이 중 4·15 총선에서 살아 돌아온 의원은 28명에 불과하다. 60%가 넘는 43명의 의원이 15일까지 방을 빼야 한다.
관례상 높은 선수의 의원들에게 방 배정에 우선권이 있다. 중진급 의원들은 국무총리인 6선의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718호)을 비롯해 같은 선수의 이석현 민주당 의원(813호), 김무성 미래통합당 의원(706호)의 방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5선인 원혜영 민주당 의원(816호), 심재철 통합당 의원(714호), 정병국 통합당 의원(801호) 등의 의원실도 새 주인을 맞는다.
의원회관 최고층인 10층에 있는 의원실도 의외로 인기라는 후문이다. 10층 의원실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외부로 나갔다가 들어가야 하는 등 접근성은 떨어진다. 하지만 외부와의 접촉이 적고 전망이 좋아 일부 의원은 10층 의원실을 탐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회 당직자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사용했던 1001호에 눈독을 들이는 의원이 많다”고 귀띔했다. 10층 의원실은 경호가 쉬워 태영호 통합당 당선자 등을 우선 배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외에 419, 518, 815 등 의미 있는 날을 떠올릴 수 있는 사무실도 층수와 관계없이 인기다. 518호는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815호는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각각 사용하고 있다. 419호를 쓰고 있는 정태옥 무소속 의원은 이번에 낙선했다.
선택지가 많지 않은 초선 의원들은 원내행정기획부 결정에 따라 방을 배정받게 된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