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홈쇼핑의 이익이 늘었다.
비결은 마진이 높은 건강기능식품(줄여, 건기식) 판매 증가였다. 코로나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설 자리를 잃은 여행과 이미용 제품 대신 건강기능식품이 실적 견인 역할을 한 것이다.
1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 CJ오쇼핑의 영입이익이 증가했다.
GS홈쇼핑은 올해 1분기 별도 영업이익이 3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 감소했다. 지난해 카드부가세 환입에 따른 일회성 이익(128억원)을 감안하면 영업이익은 25%나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액도 2978억원으로 8.2% 늘었다.
다만 취급고는 1조951억원으로 0.2% 소폭 증가에 그쳤다. 이미용과 환경가전(청정기 건조기) 판매가 부진으로 풀이된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 렌터카 등 단가는 높지만 마진이 낮은 무형자산 상품 비중이 하락, 취급고 성장률은 낮았다"면서도 "마진율이 개선되면서 양호한 이익 성장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GS홈쇼핑의 매출총이익률은 고마진 식품과 패션 직매입 비중 확대로 0.8%포인트 개선됐다.
CJ오쇼핑의 1분기 영업이익은 379억원으로 9.8%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부가세 환급 효과를 제외하면 15%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도 3759억원으로 16% 늘었다. A+G 셀렙샵 베라왕 오덴세 등 단독 PB(자체상표) 브랜드의 취급고가 전년 대비 56% 늘면서 비중이 확대된 영향이다.
조용선 SK증권 연구원은 "커머스 부문에선 자체 브랜드와 디지털 카테고리의 선방이 주효했다"며 "디지털 카테고리에서 식품 리빙 가전 수요가 늘었고 자체 브랜드가 고성장세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현대홈쇼핑도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89억원으로 14% 줄었지만, 지난해 일회성 이익(부가세 경정청구 환입 58억원)을 감안하면 4% 성장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5370억원으로 0.9% 소폭 늘었지만, 취급고는 1조2870억원으로 2.7% 증가했다.
이처럼 홈쇼핑이 이익이 개선된 배경엔 건강기능식품의 매출이 주효했다. 렌탈과 같이 마진이 낮은 무형상품의 매출 기여도는 낮아지고, 마진이 높은 건기식 등 식품 매출 비중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GS홈쇼핑에서 지난 3월 홍삼 유산균 등 건기식 매출은 30% 이상 증가했다. 현대홈쇼핑에서도 지난 2~3월 건기식 주문액이 작년보다 74.6% 뛰었다. CJ오쇼핑도 지난 1분기 비비랩 더 콜라겐과 시네트롤 다이어트 시크릿 등 건기식 상품을 론칭하면서 매출을 확대했다.
2분기에도 홈쇼핑의 실적은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것처럼 홈쇼핑업은 소비둔화에도 유연한 대응을 통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유통업태"라며 "송출수수료 급증 등 우발적인 비용 이슈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2분기부터 꾸준한 증익 사이클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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