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이 온라인에 경쟁사를 비방하는 글을 게시한 데 대해 7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러나 사건 경위에 대해서는 "실무자와 홍보대행사의 자의적 판단에 따른 사안"이라고 선을 긋고 나섰다. 온라인 맘카페 등에서는 불매운동을 이어가겠다는 비판적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남양유업은 이날 자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실무자가 온라인 홍보대행사와 업무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매일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km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는 1년여간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왔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해당 건에 대해 고객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 경영진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사실상 부인하는 입장을 전한 것이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 7명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초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온라인 맘카페 등에 매일유업 제품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과 덧글을 꾸준히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매일유업은 맘카페 여러곳에 자사 원유를 납품하는 목장 근처에 원전이 있어 방사능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내용의 글이 반복적으로 올라온 것을 확인하고, 글을 올린 특정아이디 일부를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해 4월 홍보대행사를 압수수색, 해당 글을 게시한 아이디 50여개를 확보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또 다시 남양유업이냐"는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남양유업은 앞서 2009년과 2013년에도 인터넷에 경쟁사 비방글을 유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남양유업 제품은 계속 사지 않겠다"며 '대리점 갑질 사건' 등으로 사회적 공분을 사며 확산된 불매운동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견도 내놨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에서 주문하지도 않은 제품을 본사가 강제로 할당해 판매하는 ‘밀어내기’ 사건으로 공분을 샀다. 이후 소비자 불매운동의 여파로 대리점들의 매출이 감소하자, 본사는 이를 보전하기 위해 2014년 수수료율을 2.5%포인트 인상한 후 2016년 대리점과 협의없이 수수료율을 2%포인트 내리는 부당 인하로 '갑질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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