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됨에 따라 당내 의원들이 협치와 정책 추진력을 두루 갖춘 인물을 선택했다는 평가다. 177석의 거대 여당이 탄생한만큼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21대 국회를 운영하자는데 뜻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 내 대표적인 친문계열이자 ‘이해찬 당권파’로 분류됨에도 당내 여러 분파들과도 격의없이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평화국민연대를 비롯해 더좋은미래, 박원순계 등을 가리지 않고 활발하게 소통하는 인물로 꼽힌다. 박홍근 의원을 비롯해 지난 원내대표 선거 당시 이인영 의원을 도왔던 인물 중 다수가 이번에는 김 원내대표를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통’이라는 이미지도 김 원내대표 승리에 큰 보탬이 됐다. 문재인 정부의 첫 여당 정책위의장을 맡았고,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 국정과제를 설계하는데 참여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여러 정책 현안에 밝은 것이 강점으로 꼽혔다. 이번 정부 초기부터 당·정·청 조율을 해본 경험을 앞세워 소통 시스템을 갖추고 신속한 일처리를 약속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견발표에서 “당정청 원팀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원내대표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초선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 △전문성을 담보한 초선 우선 상임위원회 배정 △공약실천지원단 운영 등의 공약을 내놓았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재수’임을 강조하면서 동료 의원들에게 투표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더이상의 원대선거는 없다”며 “일할 기회 주면 모든 역량과 열정 불 태워 반드시 일로서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절실한 호소문이 부동표로 남아있던 동료 의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는 분석이다.
야당과의 관계는 협치보다는 ‘강한 여당’을 앞세우며 당내 의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김 원내대표는 출마 당시 “정권 놓고 경쟁하는 정당들이기 때문에 협력 협조 크게 기대하기 힘든 것이 우리나라 정치 문화”라면서 “선의에 의지할 게 아니라 제도로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속한 입법 및 법안 통과를 위해 상시국회 제도를 만들고,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안 체계·자구 심사권을 폐지해야한다며 강한 여당론을 펼쳤다. 다만 법사위의 심사권 폐지를 두고는 야당과의 갈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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