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안 좋은 걸 먹였구나 후회하고 있어요."
지난해 한 육아정보 인터넷카페에 지속적으로 한 업체를 비방하는 글이 올라왔다.
수사를 의뢰받은 경찰이 추적해보니 해당 IP의 소재지는 부산에 있는 한 홍보대행사였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70) 등 7명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조사 결과 남양유업이 경쟁사에 대한 조직적 비방 댓글 작업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댓글 중에는 "한 우유업체에 원유를 납품하는 유기농 목장이 지역에 있는데 인근에 원전이 있어 방사능 유출 영향이 있을 것"이라거나 "우유에서 쇳가루 맛이 난다"는 내용도 있었다.
경찰은 홍보대행사 압수수색을 통해 이곳에서 50개의 아이디를 사용해 조직적인 비방 댓글 작업을 해온 것으로 파악했다.
또 남양유업 팀장급 직원 3명이 경쟁사에 대한 비방 글과 관련해 홍보대행사 직원들과 논의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남양유업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을 걸로 보고 홍원식 회장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으며,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2009년과 2013년에도 인터넷 상에 경쟁사에 대한 비방글을 올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지만 최고 경영자에 대한 정식 수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양유업 측은 아직 경찰의 조사와 관련해 어떤 입장도 내고 있지 않다.
앞서 홍 회장은 지난해 불거진 외조카 황하나 씨 마약 투약 사건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홍 회장은 6월 사과문을 통해 “외조카 황하나가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물의 일으킨 점,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면서 “친척이라고 해도 친부모를 두고 직접 나서는 한계가 있어, 외조카의 일탈을 바로잡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 결국 집안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 제 탓”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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