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향한 아빠의 애틋한 마음을 다룬 창작 뮤지컬 ‘로빈’이 지난 1일 KT&G 상상마당에서 개막했다. 원래 지난 3월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두 차례 연기됐다가 뒤늦게 초연의 막을 올렸다. 뮤지컬 ‘요한계시록’도 앙코르 공연을 연기했다가 지난 1일부터 광야아트센터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연극 ‘렁스’의 한국 초연도 오는 9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개막한다.
코로나19로 움츠러든 공연계가 이달 들어 반등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달 1~5일 새롭게 시작한 공연 편수가 29편에 달했다. 전달만 해도 하루 한두 편 개막에 그친 것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민간뿐 아니라 ‘셧다운’했던 국공립 공연장들도 이달부터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공연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6일 정부의 생활방역 체제 전환에 맞춰 국립중앙극장, 국립국악원(서울·부산·진도·남원), 정동극장, 명동예술극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5개 국립공연 시설을 재개관한다고 밝혔다. 국립극단,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현대무용단, 국립합창단, 서울예술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 7개 국립예술단체 공연도 재개한다고 덧붙였다.
국립극장은 올해 70주년을 맞아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 신작 ‘춘향’을 14~24일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지난해 4월 부임한 유수정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의 첫 신작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정오의 음악회’와 완창판소리 ‘정순임의 흥부가-박록주제’ 등 정기적으로 해온 공연도 20일과 23일 재개한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코로나19로 지친 의료진과 일반 시민들을 위해 9일 콘서트홀에서 ‘코로나19 극복 희망 콘서트’를 연다. 배우 양희경이 사회를 맡고 바리톤 고성현, 현악앙상블 조이 오브 스트링스,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 등이 무대에 오른다. 세종문화회관은 28~31일 M씨어터에서 음악극 ‘김덕수전’을 연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공동주최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학협력단이 주관한 작품으로 ‘사물놀이의 명인’으로 불리는 김덕수 일대기를 다룬다. 김덕수가 직접 출연하며, 박근형 극단 골목길 대표가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12일 5·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공연 ‘나는 광주에 없었다’를 올린다. 국립국악원의 ‘토요명품공연’(16일), 정동극장의 ‘아랑가’(22일), 국립극단의 ‘영지’(22일), 국립오페라단의 ‘한국 오페라 베스트컬렉션’(22일), 국립발레단의 ‘지젤’(6월 10일) 등 그동안 미뤘던 공연들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문체부는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에 대비해 방역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공연장 내 마스크 착용, 공연장 입장 시 증상 여부 확인, 한 칸 띄어 앉기 등을 한다. 입장권 구매도 가급적 온라인으로 사전 예매하도록 유도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소홀함이 없도록 국립 공연장마다 방역 관리자를 지정해 환기와 소독을 철저히 이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