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가 소비자와 얼굴을 맞대고 영업하는 것이 기본이었던 보험업계에도 ‘언택트(비대면)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2월부터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앱에서 ‘셀프 보장분석’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신용정보원 등의 자료를 기반으로 소비자가 가입한 보험 내역을 알기 쉽게 분석해 주는 서비스다. 여러 보험사의 가입 내역을 확인해 부족한 보장을 보완하거나 불필요한 보험료를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출시 후 100일 동안 약 1만6000명이 접속했다. 이용자의 42.9%는 30대 이하로, ‘언택트 소비’를 선호하는 젊은 층의 반응이 좋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DB손해보험은 올 3월 가입자가 사고 즉시 보상 전문가와 영상통화로 상담하는 ‘DB V시스템’을 선보였다. 현장정보 수집과 초기 조치에 들어가는 시간을 단축하고, 사고로 인한 교통 혼잡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27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인공지능(AI) 기반의 언택트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올해 안에 카카오 AI 챗봇(채팅 로봇)을 통해 비대면 보험 상담을 시작할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카카오톡 채팅으로 AI의 정확도 높은 답변을 받아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생명은 올초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원터치 스크래핑 서류제출 서비스’를 선보였다. 가입자가 행정기관에서 발급해야 하는 필수 증빙서류를 스크래핑(긁어오기) 기술을 활용해 보험사에 자동으로 제출하는 기능이다. 인적사항 변경 때 쓰는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세금 환급 업무에 필요한 연금보험료 등의 소득·세액 공제확인서를 따로 발급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앱에서 바로 낼 수 있다.
하나생명은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 판매 과정의 대면 접촉을 줄여주는 ‘모바일 신계약 서류보완 프로세스’를 지난달 도입했다. 소비자가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문자메시지에 담긴 인터넷 주소(URL)로 접속해 서류 보완을 마칠 수 있도록 했다. ABL생명은 소비자가 PC나 스마트폰으로 사고보험금을 청구·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모바일·사이버 사고보험금 실시간 지급 서비스’를 시작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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