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여전한 데다 어린이날 행사까지 줄줄이 취소되면서 황금연휴를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집콕족’(집에 콕 박혀 있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은 아예 집안을 키즈카페로 꾸며 자녀들과 시간을 보낸다. 이런 여파로 어린이 도서와 장난감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데 비해 키즈카페는 최대 성수기인 5월에 폐업이 속출하는 시련을 겪고 있다.
3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20~26일 어린이 도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2%(유아도서), 59%(아동도서) 증가했다. 완구류 판매도 크게 늘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영유아완구는 124% 증가했다. 블록과 역할놀이세트 등도 판매량이 30% 늘었다.
젊은 부모들은 아이와 집에서 노는 것을 SNS로 공유하기도 한다. 점토, 수수깡을 활용하는 등 아이들과의 놀이를 사진 또는 영상으로 담은 뒤 ‘#아무놀이챌린지’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이다. 지난 2월 육아심리상담 스타트업인 그로잉맘에서 제안한 이 캠페인은 현재 4만9000개 이상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렇다 보니 일부 키즈카페는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수원의 한 키즈카페는 코로나19의 타격으로 문을 닫게 됐다는 공지를 올렸다. 소규모 모임에 통째로 대관해주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는 키즈카페도 있다. 대관료는 두 시간에 5만~10만원 수준이라 평소 키즈카페를 이용하는 부모면 큰 부담 없이 갈 수 있다는 평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키즈카페 운영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대관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며 “지인 자녀까지 10명 이하가 모여 찾는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날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는 것도 부모들의 ‘집콕’에 한몫하고 있다. 서울 어린이대공원은 매년 열던 어린이날 행사와 생태 체험 프로그램, 동물학교 등 모든 행사를 취소했다.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역시 어린이날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서울시 역시 매년 5월 어린이날을 전후해 열었던 모든 공원의 축제와 행사 등을 올해는 전면 취소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기조를 유지하려는 의도다.
아이들이 집안의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자 부모들은 한강공원처럼 ‘열린 장소’를 택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선 많은 부모가 유아용 킥보드, 자전거, 연 같은 놀잇감을 챙겨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열 살 딸과 일곱 살 아들을 데리고 나온 한 시민은 “아직 놀이공원은 사람이 많아 걱정되고, 야외엔 나오고 싶어 한강변을 택했다”고 말했다.
김남영/최다은 기자 nykim@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