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주장해온 보수 야권의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여권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북한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대북 정책의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혀온 이들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도 전에 ‘신뢰도 추락’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3일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주장한 야권 당선자들을 향해 “근거 없는 주장을 한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탈북민인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자와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자는 최근 김 위원장이 모습을 보이지 않자 ‘위독설’과 ‘사망설’을 각각 주장했다. 하지만 전날 김 위원장이 건재를 과시하면서 이들 당선자는 부정확한 정보로 불필요한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들이 김 위원장의 활동을 알린 북한 매체 보도 이후에도 “정말 건강에 이상이 없던 것일까(태 당선자)”라거나 “속단 말고 지켜보자(지 당선자)” 등의 반응을 내놓은 데 대해 정 원내대변인은 “사실이 확인됐는데도 주장에 끼워 맞추려고 한다”며 “공인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한지 모르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도 “알량한 공명심이야말로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만드는 주범”이라며 “한반도의 불확실성과 위기를 사익 도모에 활용한 작태를 부끄러워하라”고 지적했다.
이들 당선자를 감싸는 발언도 일각에서 나왔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의원은 “잘못한 것 없다. 추측도 못하냐”며 “정황은 매우 의심스러웠다”고 두 당선자 편을 들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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