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주요 지도층 인사의 사망설 오보를 집계했다.
국회 외교통일위 송영길(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북한 주요 인사 사망설 등 오보 현황'에 따르면 그동안 '김일성 사망설', '김정일 피격·대역설', '김경희 독살설' 등의 여러 보도가 오보로 확인됐다.
우선 1994년 7월 8일 사망한 김일성 주석에 대해서는 1986년 국내 한 주요 일간지가 총에 맞아 피살됐다는 오보를 냈다.
2011년 12월 17일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에도 국내 여러 매체가 2004년 11월 사망설을 보도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제1부부장의 아들이 쏜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는 설'이 여의도 증권가에 돌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또 2008년 8월에는 다수 매체를 통해 '김 국방위원장이 5년 전인 2003년에 사망했으며, 현재 와병설이 도는 김정일은 대역'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시게무라 도시미쓰(重村智計) 일본 와세다대 교수의 '김정일의 정체'라는 책을 인용한 보도였다.
2013년에는 국내 한 매체가 '가수 현송월을 포함해 북한 유명 예술인 10여명이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를 어기고 음란물을 제작·판매한 혐의로 공개 총살됐다'고 보도했다. 현송월은 2014년 5월 16일 조선중앙TV에 모습을 드러냈다.
외신 오보 사례도 있다. CNN은 2015년 5월 11일 북한의 고위 탈북자를 인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고모부인 장성택에 이어 2015년 5월 고모 김경희도 독살했다'고 보도했다. 통일부는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가 2020년 1월 25일 조선중앙통신에 재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대북정책을 자문한 대북 전문가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망설과 관련한 비판을 내놨다. 김 교수는 "건강 이상설에 대해 전문가가 예측할 수 있지만, 나름의 근거와 정보를 가지고 신중하게 합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당선인(태영호·지성호)은 정보와 자료 측면에서 취약하고 미흡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보다 신중하고 조심스러웠어야 한다"면서 “CNN에 일어서거나 걷지 못한다고 확언하거나, 국내언론에 죽은 게 확실하다고 확언하는 건 분명 잘못된 태도"라고 지적했다.
사망설 제기에 대한 옹호론도 나왔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미래통합당 전신) 의원은 "추측도 못 하냐. 정황은 매우 의심스러웠다"면서 "태영호, 지성호 당선인 잘못한 것 없다"고 옹호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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