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확 줄어들면서 황금연휴 이틀째인 1일 제주도가 관광객들로 들썩거리고 있다. 29일부터 이날까지 약 12만6000명이 해외여행 대신 제주행을 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여부를 오는 3일 결정한다. 5일까지 예정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 생활방역(생활 속 거리두기)으로 전환된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연휴 전날인 29일 이미 3만6587명이 들어왔고, 30일에는 4만6000여명이 입도했다. 1일 입도객은 4만2000여명으로 예상되고 있다. 협회는 어린이날인 5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 동안 20만명이 넘는 내국인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여행이 어렵게 되자 제주로 여행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협재, 함덕, 곽지, 월정, 중문, 김녕 등 제주 주요 해변은 관광객으로 크게 붐비고 있다.
다만 사회적 거리 두기가 느슨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도민들은 일부 관광객 행동에 우려를 표하는 분위기도 있다.
제주에 거주 중인 이모씨(42)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집에만 있기 답답해서 해변에 나왔는데 일부 관광객이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여 걱정이다"고 말했다.
도 방역당국은 특별 입도 절차를 통해 모든 방문객에 대해 발열과 증상 여부를 검사하는 등 방역 태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위생수칙 준수와 방역에 대한 관광객의 협조 여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변곡점이 된다고 보고 긴장하는 상황이다.
한편, 정세균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현장에서 분투하고 계시는 의료진을 생각해서 어디에서라도 거리 두기를 실천해 주시기 바란다"며 개인위생수칙 준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또 정 총리가 주재하는 3일 중대본 회의에서 생활방역 전환 여부를 검토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의료와 방역체계가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판단이 설 경우 그간 진행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는 것이다.
중대본은 국내 코로나19 환자 발생 추이와 해외 발생 동향, 국민 여론, 정부 내 준비 상황, 전문가와 시민대표로 구성된 생활방역위원회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판단을 내릴 예정이라고 했다.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경우 이에 대한 판단 기준도 상세 보고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