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여파 5월에도 이어져
-징검다리 연휴와 맞물려 근무일수 크게 단축
국산차 회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여파를 받으면서 5월 공장 가동 중단 의사를 속속 밝혔다. 특히 징검다리 연휴가 맞물린 만큼 다음 달 생산량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5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부평1공장 가동을 크게 줄인다.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의 수요 급감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트레일블레이저 전체 수출대수 3만대 가운데 미국이 90%를 차지했다. 그만큼 미국의 경기 침체에 따른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동남아 지역에서 들여오는 부품 수급에도 문제가 생겼다. 필리핀 세부공장에서 공급하는 배선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필리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월 중순까지 봉쇄령이 내려진 상태다.
그 결과 생산량 조절이 필요한 부평1공장은 다음 달 첫 번째 주는 징검다리 연휴를 고려해 6일까지 휴업에 들어간다. 이후 주 이틀이나 사흘 간격으로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특히 생산 일정이 주 단위로 유동적이게 움직이는 만큼 5월 공장 가동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다만, 트랙스와 말리부를 생산하는 부평 2공장과 스파크 생산을 책임지는 창원공장은 휴일과 주말만 쉬고 내달 4일부터 정상 조업에 들어간다.
르노삼성은 4월30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11일간 공장 셧다운에 들어간다. 가정의 달을 맞이해 휴일이 연속으로 겹치면서 긴 연휴를 갖는 차원이지만 업계 생각은 다르다. 특히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의 위탁 생산 중단에 따른 일거리 감소에 무게를 싣고 있다. 르노삼성의 지난달 수출은 고작 3,080여대에 그쳤다. 전월 대비 8.7% 감소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57.4% 후퇴했다.
로그 생산물량이 크게 줄어든 탓인데 이달에는 아예 로그 생산이 종료되기 때문에 4월 부산공장의 수출 물량은 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무엇보다도 로그 후속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 상황이라서 생산 절벽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들리는 상황. 회사는 지난해 임단협 타결을 바탕으로 한 수출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인기가 높은 XM3의 물량을 원활히 공급해 위기를 넘긴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쌍용차 평택공장은 현재 가동 중인 1, 3라인을 중심으로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휴업에 들어간다. 인도산 부품 공급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인도 정부가 최근 국가 봉쇄령을 5월3일까지 연장하면서 현지 부품 업체들의 공장 폐쇄 기간이 길어진 탓이다. 또 현대차 역시 4월30일부터 5월5일까지 국내 전체 공장을 멈추고 기아차는 5월8일까지 소하리 공장과 광주 2공장 임시 휴무에 돌입한다.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신차 수요가 줄어들면서 감산이 불가피해진 결과다.
업계에서는 "징검다리 연휴와 맞물려 근무일수 크게 단축됐고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에 따른 글로벌 수요까지 부족해진 결과"라며 "국산차 회사들의 5월 실적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와 함께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생산량 조절 차원에서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선택을 했을 것"이라며 "2분기 출발이 좋지 않은 만큼 내수 집중 및 공격적인 신차 출시 등 선제적 자구책을 마련해 하반기 반전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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